어떤 아주머니께서 저를 보시면서 참 날씬하다고 (전 표준체중입니다..) 부럽다고 하셨어요.
참 뭐랄까 듣기 민망한 칭찬이었지만 모르는 분이라 그냥 대꾸없이 웃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딸도 예전엔 날씬했는데 요즘은 너무 살이 많이쪄서 큰일이라고 걱정을 하세요.
제 나이를 물으시더니 어머 우리딸이랑 차이 별로 안나네 이러면서 또 우리 딸 몸매가 이정도만 되면 정말 딱 좋겠는데 하세요. 뭔가 감을 잡았죠. 이게 끝이 아니구나. 무슨 얘기가 하고싶으신거구나.
그렇게 생각이 드는 순간 아주머니께서 우리 딸이 회사 들어가고부터 너무 살이 쪘대요.
왜그렇게 대기업은 회식이 많은지 아주 죽겠어
너무 회식이 많아서 애가 살이 안빠져
회사가 역삼동인데 회식이 너무 많아
'아. 삼성인가보구나..ㅎㅎ'
사람들이 대기업,대기업 하는 이유가 다 있더라구, 정말 대기업이 좋긴 좋더라구.
우리딸이 삼성oo(못들었어요 잘) 원서 한군데 딱 넣고 면접보러가더니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하라그러더라구.
어쩌구 저쩌구 등등등 참 좋아
제가 원래 친구들이랑 있어도 맞장구 치면서 리액션해주는 성격이 아닌데
처음만나는 아주머니의 딸자랑에는 도저히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중간부터는 저희 어머니도 옆자리에 앉아서 같이 들었는데
너무 두서없이 그야말로 자랑만 이것저것 늘어놓으셔서 그냥 가만히 듣고 있기도 민망했네요.
이런식의 경험이 참 많아요.
제 머리가 까맣고 긴 생머리였던 시절에는 머릿결이 부럽다시며 칭찬하던 아주머니는
딸이 서울대다니는걸 자랑하셨고
어머니랑 시장에 갔을 때는 모녀사이가 너무 좋아보인다면서 부럽다고 하시던 아주머니는
우리아들은 공부하고 알바하고 장학금받느라 부잣집 여자친구 사귀느라 (정말 당황) 얼굴볼 시간이 없다며 역시 딸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고
아빠랑 영화보러갔을땐 어떤 아저씨께서는 우리집 애들은 해외여행 보내줄줄만 알지 같이 영화한편을 안보러 온다고 하셨고.. (지난번엔 일본 다음주엔 미국이랬나...)
참 뭐랄까 자연스럽게 자랑이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 뜬금없이 저런식의 자식자랑을 들으면
어쩔줄을 모르겠어요.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끔은 정말 부러운적도 있긴 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