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거장 감독님이 "옛다, 여기 흥행 영화."라고 하나 만들어 던져주신 듯한 작품.
아니 그렇다고 뭔가 격이 떨어진다거나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구요.
'버마의 하프'라거나, 또다른 "상업적인 거 같은 이치가와 곤 영화"였던 '검은 10인의 여자'라거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어딘가 깔끔한 기성품의 냄새가 나긴 하죠.
그래도 명불허전이라고, 몇몇 유명한 장면들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더군요.
특히 중반에 가족들 모인데서 "대사까지 겹치는 광속편집" 시퀀스에서는 힘이 팍팍 들어간 게 느껴지더라구요.
그치만 정지 화면이라거나 익스트림 클로즈업 사용한 장면들은 "감독님 좀 오바하셨네"라는 생각이...
"오오! 그 시대에 이런 혁신적인 시도를 하다니!"라는 미사여구를 붙여주기에는,
이미 그런 시도 하는 감독들은 그 시대에도 많았고,
그런 "시도" 좀 했다고 높이 평가해줘야 할 정도로
이치가와 곤 감독님이 만만한 예술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참, 유명한 이야기지만, 에반게리온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tv판 에반게리온의 그 유명한 명조체 텍스트의 유래가 어디서 왔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
감독의 유작이기도 한 리메이크판 이누가미 일족도 보고 싶은데,
일본판 dvd에 영문 자막이 없으니 볼 기회가 없네요.
이쪽은 최근작이라 아는 배우들도 더 많이 나오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