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 삽질 구경하며 - 노무현 시절 법무부장관에 대한 기억
이번 정부 들어 검찰의 개망신을 구경하노라면 정말 검사들은 쪽팔려서라도 더 저럴 수밖에 없는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역전'이라고 하면 '로또'와 함께 늘 거론되는 '사법시험'을 통과한,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 듣고 학교 다닐 때 전교 1,2등 하다가 명문대 나오고 사법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인재들이, 늘 발밑에 두고 있던 '민간인'들이 '검새' '떡찰'이라고 놀리는 거 보면 얼마나 열받겠습니까. 어차피 민간인들에게 인정받는 검찰이고 싶었던 적도 없으니,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윗분'들의 칭찬을 받고, 스스로도 '윗분들'이 되고 싶은가 보다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여러 파격 인사가 있었지만, 많은 반발을 불러왔던 인사 가운데 하나가 초대 법무부장관 인사였지요. 다른아닌 강금실 변호사. 이번에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을 보니 강금실 변호사가 붙은 것 같더군요. 그때 말도 안되는 수준의 서열 파괴가 일어났다, 대통령이 무식해서 인사를 막 했다 이런 이야기가 돌았는데, 생각해보면 본인도 사법시험을 통과했고 법조계 정서를 모를 리가 없는 대통령이 한 인선을 두고 "대통령이 법조계를 몰라서 저런다"고 했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그땐 잘 몰라서 그냥 파격인사가 났나보다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최근 삽질을 계기로 역대 법무부장관 프로필을 보니 정말 파격은 파격이었네요. 직전 장관인 심상명은 사법시험 4회입니다. 강금실은 23회. ㅡㅡ; 그 이후 기수 흐름을 보면 12회, 18회, 16회, 2회(응?), 11회, 22회입니다. 강금실이 장관이 된 것이 2003년인데, 2009년에 장관이 된 이귀남조차도 강금실의 선배군요. ㅡㅡ; "검사와의 대화"라는 초유의 이벤트가 일어나게 된 배경이 지금은 좀 더 이해가 되네요. 강금실 장관 시절에 호주제 폐지 등이 본격화 되었으니 나름 젊은 여성 장관을 앉힌 것이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킨 사람은 천정배 장관이었습니다. 동국대학교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이 구속수사를 하려 하자, '지휘권 행사'를 통해 불구속으로 하라고 지시해서 검찰의 반발이 많았습니다. 당시 총장은 결국 불구속 수사를 하긴 했지만 반항하는 의미로 사표도 냈고요. 검찰은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당했다고 길길이 날뛰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좀 웃긴 것이, 검찰은 외압이 허용되는 곳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법원처럼 독립성이 강조되는 곳도 아니고, 심지어 법무부장관은 검찰 지휘권한이 있으니 외압을 행사한 것도 아니며, 가장 웃긴 것은 그동안 수많은 법무부장관들이 총장에게 전화 한 통 넣는 방식으로 몰래 지휘권을 행사해올 때는 암말도 못하고 있다가 뻔히 있는 제도를 활용해 대놓고, 공개적으로 지휘했더니 길길이 날뛰었다는 점은 암만 생각해도 웃깁니다.
법치 국가에서 법대로 살아야 하는데... 법 집행 기관들의 상태가 많이 별로인 것 같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 심난한 요즘입니다. 한겨레에서 <사법부, 오욕과 회한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과거 사법부에서 정권에 충성하느라 해댄 온갖 개삽질 판결들을 비판하고 있는데, 물론 그 내용 안에 검찰쪽 사정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언젠가 검찰에만 촛점을 맞춘 특별 연재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정권의 사례로만 해도 기본 연재 분량은 뽑고도 남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