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영풍문고 애플 매장에서 아이패드를 만져본 소감.
종로 영풍문고에서 아이패드를 만져봤습니다.
판매 예정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구,
종업원 분들의 말에 의하면 업무용으로 직원들한테 하나씩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뭔가 그분의 설명이 애매하긴 했지만(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산 건 아니고
영풍의 애플 리셀러 매장 오너가 사서 돌렸다는 것 같은데, 대체 무슨 목적으로?)
아마도 매장의 인지도 형성을 위해 그렇게 한 건지...
아니면 매장 운영하는 분이 너무나 애플 매니아여서
자기 혼자만 아이패드 사오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어서
직원들까지 쓰게 해야만 직성이 풀렸던 걸까요?
(나도 그런 오너 밑에서 일하고 싶어요... -_-;)
일단 몇분간 자유롭게 만져봤습니다만...
소문대로 무겁더군요. 한 손으로 들기가 애매.
그리고 용량도 너무 적어요.
(동영상 재생이 아이패드의 장점 중 하나인데 용량이 이래버리면...)
한글 자판도 아직 안들어갔고.
가상 키보드가 아이폰보다야 편하다지만 그래봐야 가상 키보드일 뿐이구.
(제대로 된 문서 작업은 기대하지 마시길.)
아이폰에 있는 위젯(날씨, 계산기 등)들이 빠진 것도 이상하고,
컬러 스크린이 선명하긴 하지만 오래 읽으면 눈 아플 거 같고,
가격도 환율 계산하면 최저가로 쳐도 생각보다 그리 싸지는 않고...
그래서 결론:
사고 싶어 죽겠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잡스님의 노예. -_-;
일단 기기 자체의 파급력이 크기는 할테지만,
그건 타블렛이라는 기계 자체의 매력이라기보다는
애플이라는 브랜드 파워, 그리고 최근 뜨고 있는 e-book 시장의 유행덕이 크겠죠.
다들 하는 말이지만 화려한 컬러 스크린은 일반 이북보다는
멀티미디어와 사진이 많고, 오래 읽는 것이 아닌 짧게 짧게 읽기 좋은 잡지에 더 어울려보입니다.
잡지사나 신문사 사장들이 아이패드 판매에 특집기사로 팍팍 밀어주는 것도 이해되는군요.
근데 이걸 거꾸로 말하면, 일반 소설이나 논픽션등
진득하게 오래 읽어야 하는 단행본 이북 시장은
아이패드 때문에 오히려 정체되는 건 아닐지 걱정입니다.
오래 읽고 있으면 눈이 피로한 아이패드에서
최신 베스트셀러 소설과 이번주 타임 매거진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같아도 타임지를 고르게 될 것 같거든요.
이렇게 되면 정말 이북이 절실한 사람들은 아이패드에 킨들까지 같이 들고 다녀야 할지도.
(가방 안에 아이패드 하나, 킨들 하나, 아직 이북으로 안나온 전공 서적 한 권,
거기에 문서작업용 넷북 하나, 아이패드는 용량이 작으니 음악 들을 아이팟 클래식 하나,
주머니에는 아이폰 하나, 쿼티 자판 필요하니 다른쪽 주머니엔 블랙베리...
음, 정말 이런 분들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_-;)
이전엔 "넷북이 있는데 타블렛이 무슨 필요냐"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직접 아이패드를 만져보니 확실히 그런 생각은 쑥 들어갑니다.
자판이 없이 모니터만 있는 기기를 직접 만지고 돌릴 수 있다는 건
넷북이나 데스크탑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더군요.
특히 타블렛을 가로로도 볼 수 있고 세로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인터넷으로 신문을 볼 때 예전처럼 제목에만 의존하지 않고
종이 신문을 보는 것 처럼 전체 레이아웃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문사의 pdf 서비스가 아이패드와 얼마나 호환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같은 이유로 게시판 위주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놀기도 더 편해보입니다.
넷북처럼 상단만 찔끔찔끔 보이는 게 아니라,
게시판이 첫글부터 끝글까지, 페이지 하나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와요.
"데스크탑 모니터의 피벗 기능을 활용하거나,
넷북을 눕혀서 봐도 되는 것 아니냐"는 분들이 있다면...
그렇게 번거롭게 보느니 차라리 무거운 아이패드를
한손으로 계속 들고 있는 게 훨씬 편하겠네요. :-P
근데 아이패드의 가장 큰 문제는 무게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손으로 오래 들고 있는 건 확실히 불가능해요.
그렇다고 두 손으로 들기엔 터치 인터페이스 기기를 쓰기에 어정쩡한 자세이구요.
(두 손으로 들고 혀로 움직여야 하나?)
무릎에 놓거나 테이블에 놓고 쓰면 된다는 분들도 있던데,
모니터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노트북 컴퓨터와 달리
모니터가 바로 본체인 타블렛을 무릎이나 테이블에 눕혀놓고 쓴다는 건
고개를 90도 아래로 향하고 봐야 한다는 말인데 이건 좀...
그렇다고 아이패드를 세울 받침대를 매번 가지고 다닌다는 것도 넌센스.
무릎이나 팔뚝에 걸쳐서 무게 중심을 실어주고
한 손으로 살짝 드는 자세가 가장 나을 거 같기는 한데...
음, 마우스 때문에 손목 통증 환자들이 나오는 것 처럼
아이패드가 대중화되면 정형외과 환자들이 늘어나는 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아이패드 발매의 진정한 의미는 정형외과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의료비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과 함께
오바마의 의료 개혁 속도에 더욱 더 가속을 붙이기 위한...
아 네. 헛소리였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