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의료인

  • 익명
  • 04-14
  • 2,014 회
  • 0 건

저는 군인 이고요.  말년 휴가 나온 상태에요.

어릴 때 부터 졸려 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자라와서 그냥 '안검하수' 라고만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전역 하면 바로 안검하수 교정을 받을 생각을 했었고 휴가 나와서 병원을 알아보기로 했으나 탱자 탱자 놀며 미루고 있다가 내일 복귀인데 오늘 성형외과를 방문 했어요.

압구정에 있는 첫 번째 방문한 병원에선 아주 약한 안검하수가 있고 앞트임과 동시에 지방주입을 해주어야 눈이 원활하게 떠진다 라고 하더라구요.

예상치 못한 지방주입 시술로 정해놓은 금액에서 30만원이 뛰어 버려서 당황이 되었는데..


바로 2번째 성형외과로 향했습니다.

길 설명 해준것을 잘못 이해하는 바람에 이상한 버스타고 걷고 뻘짓 하느라 30분 늦게 도착 했어요.

도착해서 원장님께 진료를 받는데 제 눈썹을 잡고 눈 감고 뜨고 해보란 걸 하라고 하시더니

저한테 안구건조증이 있냐고 물어보셔요. 아니면 뭐 평소 눈에 자극이 많이 가진 않냐고 물어보시고. 시력은 몇이냐 등등.. 이런걸 왜 물어보나?? 하는 걸 묻더군요.

그러더니 지금 눈 상태로는 뭐 $@%#$%#@#$@#$ 한 문제가 있어서 당장에 쌍수를 하면 안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학생 전공이 뭐냐고 물어보길래. 저는 지금 말년 나온 군인 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잠깐 생각하시다가

'그럼 그냥 수통을 가는게 어때요' 라고 하는 거에요. 거기 가면 비싼 수술비도 안 내고 어떻게 어떻게 해서 거기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씀 하시는데.. 귀에 잘 안 들어 오더라고요.

군 생활 하면서 군 병원에서는 절대 수술을 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들었었기에 ;;

그리고 미용적인 부분의 개선을 위해 병원을 온건데 그런 시술을 군병원에서 해결하라니.. 말도 안돼.. 하면서

난감해 하고 있다가 제가 '저는 내일 모레 전역 하는데요...' 라고 했더니 또 잠시 생각을..

그러면서 제 눈의 증상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는데 갑자기 한 단어가 제 귀에 꽃히더라고요.

'익명군. 지금 눈이 하사시에요.'  사시... 저보고 사시 랍니다. 그 동안 위에 눈꺼풀에 힘이 없는데 그 눈으로 눈 떠보고 다니겠다고 발광하면서 살아온 결과

밑에 눈꺼풀이 늘어나고 위로 안떠지는 눈꺼풀 때문에 눈이 항상 아래로 향해서 그게 굳어져서 하사시가 됐대요.

평상시 보면 제 눈은 졸려보이는거 빼고 지극히 정상이지만 고개를 좀 치켜 올리고 눈꺼풀을 들어 올렸을 때는 제 눈알이 절대로 위로 암 움직이더라고요; 정말 아래로만 쳐져있고.. 이런-_-

어쨌든 당신 상태가 이러이러 하니까 지금에라도 당장 지휘관한테 보고를 하고 내일 수통을 가라. 라고 하시는 거에요.

자기도 군의관으로 군생활 해봤지만 안과나 성형외과쪽은 또 수통이 괜찮다. 옛날 하고 다르다.

너 지금 그 수술 받으려면 당장에 쌍수만 해서도 안 되고 대학병원 같은데 가서 안검하수도 고치고 사시도 고쳐야 하는데 그럴려면 350 이상 돈이 든다.

그리고 군병원에서 수술 받으면 국가 유공자가 되는데 군병원 가서 치료를 받아라 라고 하시더라고요.

아.. 정말 진정한 의료인은 이런 분 이구나. 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전부터 자기는 환자의 입장을 위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오곤 했다. 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는데 진짜 가슴속에선 눈물이 났던거 같아요.

아무튼 저 상담을 하고선 3번째로 예약한 병원은 그냥 건너뛰고 집에 왔죠.

중대장에게 보고 하고 내일 수통 간다고 하긴 했는데, 위에 말한대로 내일 모레 전역이라서

수통에서 절 받아줄지 모르겠습니다. -_- 그리고 위에 선생님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이 선생님은 위키백과에도 등록될 정도로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해외에서도 엄청 유명한 선생님 입니다.)

그래도 안과에서 제가 확실히 '하사시'인지 진단 받아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안과들은 모두 문 닫았더라고요.

근데 위에 적은  첫번째 성형외과 갔다온 얘기도 그 선생님에게 말씀드리니까 지금 당신 눈이 언뜻봐서는 심각한 상태를 알기가 힘들고

안과를 갔어도 시력에 대한거나 볼줄 알지 그런 눈 상태인걸 잘 진단 못했을수도 있다 라고 하시더라고요. 만약 안과를 가도 대학병원에 있는 '안성형과'를 가던가 해야 알아볼거라고.


정리가 안되고 횡설수설 글을 썼는데 아무튼 좋은 선생님 만나서 잘 하면 수통에서 전역할 수도 있겠군요.


ps: 지휘관한테 전화했더니 아침일찍 수통 갔다가 보고해 달라는데.

개인적으론 안과 가서 제가 정말 사시인지-_-  진단 같은거 받아보고 수통 가고 싶은데 그렇게 하는게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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