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보수층에서 전쟁 하자고 덤비고 있네요. 뭐 민방위까지 다 끝나신 양반들일테니 얼른 피난가면 된다 이건지, 아니면 요즘 전쟁은 미사일 몇 개 날아다니면 끝나지 자국 군인의 피해는 없는 거라고 믿고 있는건지. 여하튼 북한에게 본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전쟁으로 국토가 좀 망가지고, 군인과 민간인이 여럿 죽어도 '피치 못할 희생'이다 이거죠?
해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이런 답이 있죠. 그냥 무식하게 하면 이긴다. "우리 나라는 절대 해적과 협상하지 않고 해적을 자국민과 함께 죽여버릴 것이다"라고 만천하에 선언하고(그럴 수 있는 정치인이 없으니 현실성은 전혀 없겠죠), 실제로 해적이 우리 배를 붙잡고 몸값을 요구하면 가볍게 쌩까고 군함을 보내 침몰시켜버린다면? 당연히 해적 입장에서 열받은 나머지 보복조치를 하겠지만, 우리나라까지 와서 전쟁 벌일만큼 한가하진 않을테니 아마 기껏해야 다른 한국 배를 잡겠죠. 그럼 또 격침. 이게 몇 번 반복되면, "아, 한국 배는 잡아봤자 진짜 피도 눈물도 없이 돈 한 푼 안주고 자국민까지 다 죽여버리는구나"라는 걸 믿게 되어 한국 배는 안잡는다 이건데요.
그래도 아무도 소말리아 해적이랑은 전쟁 하거나, 해적과의 협상 여지를 없애기 위한 다소간의 '희생'을 거부하는 국민은 자격미달이라고 안하는군요. 수출로 먹고 산다는 우리 나라에서는 우리나라 화물선을 해적이 잡아버리는 건 국가 경제 존립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물론 매우 오버한 의견), 이런 국가 전복 세력을 자국민과 함께 수장시켜버리자는 주장은 아직 못들어봤어요. 차마 그럴 배짱은 없는가본데, 전 그게 한반도에서 북한과 전쟁을 하자는 주장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북한과 전쟁하자는 주장은 해적들 죽여버리자는 거보다도 더 극악한 의견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그 이유는... 소말리아 해적 소탕하자고 설치는 거보다 "북한 나빠욤" 이라고 앵앵거리는 게 훨씬 이익이 되기 때문이겠지요. 여러모로.
p.s. 해적 소탕법에 대해서는 그닥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지만, 제가 해적이라면 일단 잡았는데 알고보니 한국 배면 "미안. 잘가" 하고 그냥 내리진 않겠습니다. 해적에게 안잡히려다 유령선 되는 수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