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좋아서 데이트를 하고 차를 마시고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기 보단
그냥 그 사람을 보고 있으면 손 잡고 싶고 막 키스하고 싶었더랬죠.
눈 뜨고 지내는 모든 시간이 그 사람 생각으로 가득했고 밤에는 잠도 안 왔고,
꿈에서는 그 사람 볼에 살짝 뽀뽀하고 너무 행복해 하고.
그리고서 깨어나면 꿈이었네- 실망하며 마냥 그 사람이 그립죠.
그러다 겨우 그 사람도 나같은 맘이란걸 확인하곤 정말 미친듯이 행복했고,
그 사람 손을 처음 잡았을 때,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처음으로 키스를 했을 때는,
가슴이 두근거려 그야말로 이대로 터져 버리지 않을까 했고요.
그 사람과 삼년을 만나고 헤어진 후로
몇몇 연인들과 삶을 나누곤 했고 지금도 제 곁엔 사랑하는 내 사람이 있지만,
그 시절 이후로는 이 압도적인 감정만은 다시 느껴본 적이 없어요.
사귀고 있는데도, 바로 옆에 있는데도,
이 사람이 날 사랑한다고 내 눈 앞에서 말하고 있는데도
그저 그 사람 얼굴만 보고 있어도 너무 좋아서 왠지 가슴이 시려오는 그런 감정은
더이상 경험할 수 없었어요.
아마도 만남과 헤어짐이 어떤 형태로 변형되어 반복되는지에 대해
이미 몇번의 경험이 생겼기 때문일 거에요.
그리고 시험 시간에 그 사람 생각만 나서 백지를 내어도 상관 없었던 그 때와 달리,
이제는 두근거리는 내 심장소리만 듣고 있기엔
오롯이 책임져야 할 내 일과 경력도 중요하기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