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자퇴한 김예슬 학생에 대해.

  • 난데없이낙타를
  •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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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고려대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명예박사였나요. 그런걸 수여한 적이 있었죠.
그 때 몇몇의 고려대생은 이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그 결과 출교당했습니다.
당시 제 주변에 어떤 삼성출신은 그래봤자 고대생들 다 삼성가고 싶어서 안달할 거면서 쇼한다는 거였죠.
대학을 갓 졸업했던 저는 그럼, 누가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반대할 수 있냐고 했습니다. 왜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에 대해서, 그 학생이 당연한 선택을 하고, 그렇게 될 거라는 확신으로, 비난하나고요.
그리고 고려대생이 아니면, 당시 고려대에서 일어난 그 문제에 대해서 누가 항의 할 수 있냐고요. 직장 그만두고 당신이 할 수 있겠느냐고. 그래도 그 학생들이 고맙게도 우리 대신 이 사회에 부조리에 대해서 맞써 싸워주고 있지 않느냐고요.

그리고 몇년 후, 그 때 출교당한 그 고려대생 가운데 한 명은 재작년 촛불시위 때 눈부신 활약을 했었죠.
여러분들도 기억하실 겁니다. 고대녀 김지윤으로 한창 뜨겁게 달구었으니까요. 그리고 여전히 낮은 곳에서 뜨겁게 행동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전히 시위 장에 가면 얼굴을 볼 수 있고요. 물론 삼성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여전히 우리를 대신해 열심히 싸워주고 있었죠.

김예슬씨가 미래에 어떤 선택을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김예슬 학생도 모를 거고요.

하지만, 미래에 어떤 선택을 위한, 지금의 행보는 이 사회에 편입해서 양심을 버리고, 자존감을 버리고 살아가는 저에게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저는 김예슬 씨처럼, 양심을 지키고, 소신을 지키고, 그러기 위해서 현재 내가 가진 무엇도 내어놓지 못했으니까요.

책 장사, 그거 대단한 거 아닙니다. 떼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그런 책 대체 몇명이나 사다볼까요. 그 책 몇 권 팔려고, 명문대 졸업생이라는 이름을 맞바꿀 정도로 대단한 거 아닙니다.

몇 년 후에 냈으면 괜찮았을 거라고요. 모두에게 잊혀지고, 아무도 그녀를 주목하지 않을 때, 그 때 책을 내면 사람들이 진정성을 알아줬을까요? 그 몇 년이란 대체 무엇입니까. 그 시간이 지나야만 왜 진정성이 납득이 될까요?

현재 그녀는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을 배반한 적이 없으며, 그 소신을 담은 책을 출간했습니다. 향후 그녀가 소신대로 행동하지 않았을 때, 그 때 비판해도 늦지 않습니다.

강의석처럼 될까봐서라고 하셨는데, 그럼 이명박처럼 될지 모른다고 고려대생 전체를 비난하시겠습니까?

우리, 이 거대한 자본의 압력에서, 그래서 톱니바퀴처럼 살아가면서 소모품처럼 살아야하는 인생에서,
다른 선택을 하고, 그 다른 선택이 자본의 압력을 우리의 소모품 같은 인생을 위한 자신의 삶을 포기라면
존중해줍시다. 그 존중이 많아지면, 우리는 더 이상 자본의 압력이 아닌 소모품이 아닌
사람으로서 살 수 있는 겁니다.

일어나지 않을 일로 무조건 비난부터 하지 마시고 좀 더 지켜보자고요. 그녀가 몇 년 후 김지윤 학생처럼 빛나는 학생이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20대에게 운동하라고 왜 운동하지 않느냐고 뭐라하시죠. 그녀가 지금 운동하고 있으니 좀 더 지켜봅시다
--


흥분한 나머지 조금 격양된 상태로 써서 글이 매끄럽지도 않지만, 불쾌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양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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