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짝사랑을 합니다. 하나의 커플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맨 처음에는
어느한쪽의 짝사랑이 반드시 있었기 때문이죠. 근데 그 과정이 순조롭고 기간도
짧을경우는 대부분 뭐 짝사랑이라고 하진 않지만....
주변에 한여자를 2년째 좋아했던 친구가 마지막으로 한번질러보고(가능성은 0%에 수렴했지만)
대차게 차이고.......나서 지금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상태입니다. 한달정도는 진짜 폐인이었는데
정말 걱정되었습니다. 살이 쏙빠졌어요.
2년이라....짧다면 짧고, 아니아니, 절대 짧지 않습니다. 하루하루가 지옥같았을텐데(...)
그런기간을 2년이나 보냈다는건... 아, 저도 한때 가슴아픈 짝사랑 해봤습니다만(누군가의 상투적인 대사로군요)
2년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이녀석 죽으면 사리가 한바가지는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니까요.
그런데 솔직히 옆에서 그 2년간의 행적을 직접 눈으로 다 목격했는데, 정말 안타까운것은
그놈이 제대로만 했으면 잘 됐을 가능성이 있었던 때가 분명히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녀석의 경우를 곰곰히 생각하니 대부분의 짝사랑이 비슷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건, 그 이유도
다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상대방을 진짜 미친듯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어지간히
좋아하지 않고서야 인고의 세월과 고통의 나날(...)들을 견딜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짝사랑이
고통스러운 이유가 또 여기에 있지요. 좋아하니까 오래버틸수 있지만 오래버티니까 괴롭습니다. 하지만
괴로워도 좋아하니까 버틸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사람과 잘될 가능성은 점점 떨어지죠.
그걸 생각하면 고통이 가중되지만 또 좋아하니까 버틸수 있고 이런식의 악순환(...)
결국 자기자신을 굉장히 파멸적으로 몰아가게 됩니다.
또한 그 때문에 상대방에게 매우 조심스럽게 대합니다. 대체로 짝사랑 하는 경우는 그냥저냥 친하게 지내는
사이인 경우가 많은데, 만에하나 그 관계를 절대로 깨뜨릴 수 없다는 겁을 먹는거지요. 사실 어떤 사람과
연인관계로 진일보 하려면 그런 리스크를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절대 할 수 없어요. 이유는
너무나 좋아하니까 이 사람이랑 잘 안될 가능성따위는 절대 남겨두고 싶지 않은거죠. 사실 그런거 없는데.
아무것도 아닌관계를 0이라고 치고 연인사이가 100이라면 적어도 지금관계는 20이나 30정도는 된다고
생각하는거죠. 그건 너에겐 0이나 똑같잖아!!
너무 조심스럽게 대하다 보니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합니다. 이리저리 툭툭찔러보기도 하고, 가끔
상대방이 설레이게 하는 말도 던져보고 해야하는데, 그런거 필요없고 멀찌감치서 얼굴만봐도 웃음이 나오고
어쩌다 가벼운대화라도 한번하면 그날은 하루죙일 기분이 좋고 날아갈것 같은데 그런게 뭔 필요? 커뮤니케이션
이란 서로 교류되어야 하는것인데, 그냥 감정이 한쪽에서 자체생산되어 자체소비되버리고 맙니다.
결국은 그렇게 시간을 끌다가 뭔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채, 상대방에게 '이성'으로 보일수있는 유통기한이
그만 지나버리고 맙니다. 이 기한은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상당히 강력하거든요. '얘는 애인같은게 될 가능성이
없다'는 인식이 한번 박히면 어지간한 일이 있지 않고선 그걸 깨뜨리기 힘듭니다. 사실 짝사랑의 지옥은
이때부터 시작이죠. 왜냐하면 지금도 멈출 수 없으니까!!...
그렇게 점점 시간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이녀석은 이제 그 여자를 '공략해야하는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더군요.
어떻게하면 이여자가 무슨말을 수락할까 어떻게 하면 무슨 반응이 나올까 하는 전략을 세우는데 올인 했습니다.
전 사실 연애하기전이나 초반이나 무슨...커플사이에 권력을 잡기 위한 게임(밀고당기기)같은 관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골인지점을 결정해놓고 서로 경주하거나 힘겨루기를 하는것이 연애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연애에 목표가 있을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애는 그냥.... 산책같은거 아닐까요. 분위기 괜찮은데
같이 걷고 호수도 한바퀴돌고 있다가 카페도 가고 어둑어둑해지면 술도 한잔하고....이런거지요. '카페를 가는것'
'호수를 걷는것'이 목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냥 같이 있는것 자체가 연애지. 그 친구에게 가장 필요했던것은
'어디 카페가 괜찮다는데 시간괜찮으시면 같이 한번 가실래요'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건네는 용기가 였습니다.
이여자가 어떻게 하면 무슨대답을 할까 같은 반응을 통계적으로 살피는 전략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좋아한다-는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할수있는 전략을 세웠어야 했습니다. 물론 이런조언은 수십번은 했지만
씨알도 안먹혔지요. 지금은 그때의 제말이 맞았다고 인정합니다만 이미 지나간 버스여 이 사람아....
뭐, 지금은 정신차렸으니 앞으로 다시 연애를 시작하려고 할때는 좀더 어른스러워지고 마음의 키가 약간은
자라있겠죠. 지금까지 한 고생만큼, 아니 그보다 더 행복하게 보답받을거라고 예상합니다.
누군가를 그만큼 순수하게 좋아해본 경험은 절대 손해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조금있으면 유학을 떠난다네요?
한국여자도 못꼬시면서 외국인 여친이 생길거같나? 넌 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