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경매당하면 집 주인은 망하는가?

  • 이정훈
  •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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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로 진짜 돈 버는 사람은 누구일까? 언뜻 생각하기에는 경매에 참가하는 낙찰자라고 생각하기 쉽다. 어느 정도는 타당한 말이지만,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









처음 경매 세계에 뛰어들었을 때는 낙찰받고 잔금 납부에 소유권을 취득한 후 채무자나 보증인은 명도하고,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 중 배당에서 받지 못한 금액은 낙찰대금 이외로 추가로 물어주고, 대항력 없는 임차인을 명도해가면 놀라운 수익을 올리는 낙찰자만이 오직 경매 세계에서 진정한 승자라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다.




경매 구조상 낙찰자가 먹이 피라미드의 최고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경매를 하면 할수록 경매로 인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사람은 따로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채무자다.




부동산 등기부 세탁





나에게 경매를 가르쳐주던 사부가 "경매 구조의 최상층에는 채무자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경매를 당하면 부동산을 내놓아야 하는 사람이 채무자와 보증인인데, 지금까지 수십 건의 낙찰을 경험하면서 과잉경매(채무액보다 낙찰가격이 높은 경우)가 진행되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다.









여러분은 '등기부 세탁' 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돈 세탁'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부동산 등기부(등본)세탁이라는 말은 난생 처음 듣는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일이다. 경매라는 과정을 통해 채무를 말끔히 해결해버리는 악성 채무자를 여럿 보았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게 이런 식이다. 내가 가진 부동산의 가격이 10억 원이라면 그 부동산에 30억원 정도의 부채를 지고는 나자빠진다. 그렇게 되면 채권자들은 몇 푼이라도 건지겠다는 일념으로 경매를 진행하는데, 10억원 짜리라면 낙찰가격을 평균 70%정도로 보고 7억원 정도의 채권이 확보된다. 나머지 23억원은 채무자가 떼먹는 꼴이 되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10억 채무 때문에 20억짜리 물건이 경매당한 것을 본적이 없고, 법원도 과잉경매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한 촉탁등기라는 법원의 소유권 이전 과정을 거치면 등기부 등본을 완벽하게 세탁해버린다. 얼마에 낙찰되든 상관없이 낙찰자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모든 등기부상의 권리는 원칙적으로 말소시켜 등기부를 처음 태어난 상태처럼 깨끗하게 만들어 낙찰자에게 소유권을 넘겨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부동산에 물권을 확보했다고 안심하던 채권자는 졸지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는데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등기부가 깨끗한 상태로 넘어오면 낙찰자는 그 물건으로 채권자들이 얼마를 받지 못했든지 더 이상 신경쓸 일이 아니다.




물론 이렇게 등기부에서 지워져버린 채권자들의 돈 받을 권리들이 아주 없어져버리는 것은 아니다. 소멸시효 10년의 일반채권이 되어 채무자가 재산을 가지게 되면 압류 · 가압류를 통해 회수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야기일 뿐이다.




경매를 당하면 채무자가 최고의 수익을 올린다는 말에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나 다음 사례를 보자.




내가 금융기관에 근무할 때 거래하던 업체 사장이 당시로는 어마어마하게 큰 액수인 65억원(우리 회사 것만 65억이고, 제1금융권 등  다른 채권자들까지 합하면 200억 전후) 정도를 '흑자부도'내는 바람에 비상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 사장과 보증인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 빚잔치를 했는데, 낙찰대금 등 모두 합해도 쪼개서 가져갈 채권 원금이 10억도 채 되지 않았고, 대부분 후순위였던 우리 회사는 채권 대비 15% 정도를 배당받았다.




지금도 경매정보지를 보다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황당한 채권 · 채무로 인해 경매에 나온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낙찰받아 채무자를 만나 보면 훤히 경매를 꿰뚫고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소위 경매를 등기부 등본 세탁을 해본 사람들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사업체 부도로 쫄딱 망했을 터인데, 오히려 더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면 동정의 여지가 없어진다. 우리 법도 이런 연유로 채무자와 보증인에 대해 여러 가지 규제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 정도로 말을 끝내자.




참고로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강남구 논현동 124-00 번지 모 빌라의 경우 감정가격이 5억원인데, 그 부동산등기부에 설정된 채무액은 무려 50억 5천만원에 이른다(사건번호 중앙법원 2004-1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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