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새벽에 받았던 ‘만나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는 문자에 온갖 의미부여를 하면서 또다시 주말까지 버텼습니다. 그 후로 바로 답문으로 보낸 '통화하자'와 '헤어지자는 거냐, 기다리라는 거냐, 그것만 먼저 말해다오'를 모조리 다 씹히고 수신거부를 당했는데도 주말까지 기다렸습니다.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지독하게 미련해요. 이정도가 되면 관계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목요일날 술을 마시고 필름이 나갔을 때 연락을 하지 않았다면(통화목록이나 문자목록엔 흔적이 없었지만, 보내놓고 지워버렸을 수도 있는 문제니까요) 4일 동안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버티고 또 버텼습니다. 그 버티는 정신 기반엔 그래도 주말까지는 연락이 오겠지하는 근거없는 믿음이 있었지요.
원래 이렇게 일방적으로 잠수를 타서 끝난 사이는 내 쪽에서도 연락을 안 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지만, 결국 오늘 새벽 1시경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통화를 하고 싶었지만 수신거부를 해놨을 것이 뻔해서 문자로 보냈어요. 스스로에게 정말 끝이라는 걸 납득시키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런 것도 지난 3년 간 한두번이 아니지만 말입니다;;
보낸 문자의 내용은 내 지난 10년간의 애정이 문자로 이별을 통보할 정도도 못 되냐, 니가 나한테 원하는 게 이별밖에 없다면 널 위해서 헤어져주겠다. 안녕, 내 20대를 지배한 사람. 이었습니다. 다시 적고 보니 정말 오글오글하군요. 어차피 제가 원한 이별은 아니었고, 악다구니를 친다고 속이 시원할 것 같지도 않았기에, 그리고 월요일 새벽이었기에 정말 구슬프게 청승을 떨었네요.
아침에 일어나면 이미 할 짓은 다 해본 거니까 정말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은근히 또 후회가 되네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내가 아무리 좋아도 그가 제가 싫다면 끝인거죠. 지난 수요일날 받은 문자도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3년간 사람을 좌지우지 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시적인 행동이었을 꺼에요. 진짜 만날 생각따윈 없었겠죠.
이렇게 끝이 났다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어요. 전에 쪽지 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답쪽지를 못한 건 속이 너무 새까매져서 마냥 의지해버릴까 두려워서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