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이런 말은 상대방을 창피하고 무안하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말까지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서슴지않고 지적하던 분이었습니다. 지난 목요일부터 다른 사람들과는 웃고 얘기하면서도 저는 지나가며 쳐다볼 뿐 말을 시키지 않습니다.
그만 둬야지 그만 둬야지 생각만 한 지는 일 년이 넘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4년 4개월 동안 이곳이 편한 적이 없습니다. 늘 가시방석에 살얼음판인 기분이었습니다.
최고결정권자께서 출장 중이어서 다음 주에 출근하시면 사직서를 내야지 마음 먹고 있던 중 바로 위 상사께서 저를 없는 사람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후배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저에게 물을 일도 후배를 통해 묻습니다. 제가 인사를 하거나 드릴 말씀이 있을 때는 최소한의 반응만을 취합니다.
본래도 한직이었지만 제게 내려오는 일이 없기 때문에, 워드를 열어 업무 안내서를 작성하고 친구에게 이메일을 쓰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소화가 잘 안 돼서 점심을 반만 먹다가 거르다가 요며칠은 물조차 마시고 싶지가 않은 기분입니다.
시무룩한 표정도 난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도 어느 쪽도 우스워 보일 것 같습니다.
지금 일어나서 책상 위에 업무 안내서와 짧은 사직서와 출입 카드를 올려 놓고 뚜벅뚜벅 걸어나가면 안 될까요.
제게 처음 이 자리를 주신 결정권자를 꼭 뵙고 인사를 드려야 도리를 지키는 것일까요.
너무 부끄럽습니다. 분명 뭐가 이유가 되어 이런 대접을 받게 된 것일 텐데 알 수가 없고 묻고 싶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으면 이런 취급이 정당해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