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파탄의 핵심은 민주당과 다른 정당의 체급이 너무 안 맞는다는 거다. 민주당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광역단체장 두 개를 포기하면서,(진보신당안을 따르면) 혹은 하나를 포기하면서,(국민참여당안을 따르면) 이 ‘잡야당’들의 지지율을 모아야 하는지가 아리까리하다. 각 지역에는 그 지역에서 정치하겠다고 몇 년간 준비해온 수많은 주자들이 있다. 그 정도 정치력도 없느냐고 욕을 하긴 하지만, 지금 민주당 입장에서 그 정도 정치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건 상수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민주당이 아닌 다른 야당들의 덩치가 좀 더 커진다면 얘기는 다르다. 그때가 되면 민주당 역시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서’ 다른 야당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 절실해질 수 있다. 절실해지면 협상에 따라 양보하기로 한 지역에 대한 정치력도 발휘될 수 있다. 그러니까 정녕 반한나라당 연대가 가능한 세상을 원한다면 모든 야당들을 싸그리 욕할게 아니라 다른 야당들을 키워야 한다. 내가 진보신당 처지 설명했더니 당장 한나라당 때문에 죽을 것 같은데 그게 뭐 대수냐고 방방 뛰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협상파탄난 모든 야당들을 욕하고 당장이 급해서 또 민주당에 몰빵하면 이런 상황을 절대로 못 바꾼다. 지역에 따라 경합하는 후보에 대해 민주당 찍는 건 안 말리겠지만, 특히 정당투표는 절대로 민주당 찍으면 안 된다. 향후에라도 야권연대를 보고 싶다면, 무조건 민주당이 아닌 다른 야당을 찍어라.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다행히 정치적 취향별로 다 있다. 얘들 지방의회 들어간다고 무상급식 삭감안 예산에 표던질 것 아니잖은가. 무조건 이쪽에 표줘라.
호남이 핵심이 될 수 있다
호남지역 유권자들에겐 아예 무조건 민주당 찍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호남은 꽤 훌륭한 전략적 타격지점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여기서는 민주당을 안 찍는다고 한나라당이 당선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은 오랫동안 군림하면서도 지역사회를 개혁적으로 운영하지 못했다. 많은 정치인들은 부패했고, 지역의 건설자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제 야당들이 호남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비교적 개발이 덜 된 호남에서, 개발의 프레임이 아닌 다른 프레임(가령 농업이나 친환경같은)으로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그 파급효과는 다른 지역에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앞서 말했듯 여기서는 한나라당 2중대라는 욕을 먹을 필요도 없다.
진보신당 윤난실 부대표는 호남지역에서의 민주당 기득권에 맞서 야4당의 공동대응을 주창했더랬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 못 하겠다며 협상을 결렬시킨다면 그 기득권을 직접 공략해야 한다. 물론 그 기득권의 핵심은 호남에 있다. 이것은 민주당에게 ‘죽거나 혹은 변하거나’가 필요하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당투표 민주당에 주지 말고, 호남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도 표를 주지 말고, 제 야당들은 호남을 경쟁적으로 공략하기. 이게 야권연대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위해 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행동강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