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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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사는 언니는 백점에 95점을 줄만한 사람입니다
당당하고 똑똑하고, 굉장히 발랄하고 긍정적이면서도 자기 절제가 강하죠.
가능하면 스스로가 대부분의 일을 감당하지만 그와중에 어둡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는 굉장히 관대한 편입니다.
대부분의 관점은 상당히 균형잡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꺄륵꺄륵 웃는 게 보기 좋고 아이같은 유머감각을 갖고 있어서
여기 사람들과도 굉장히 잘 맞아요. 어지간한 사람한테 맞출 수 있죠.
관계에 대응하는 방식에도 프로다운 점이 있어서 결국 성공할거라고 생각해요
전체적으로 밝고 따뜻하고 꼼꼼하고 자기인생에 성실합니다.

5점은 바로 그 당당함에서 옵니다
언니는 일부는 타고나고 일부는 자기세뇌를 통해
나는 옳다, 라고 믿고 있어서
강요하는 일은 절대 없지만, 같이 오래 살다보니 행간에서 들려요, "너는 왜그러니"
최대한 완전한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언니다 보니
다른사람의 불완전함을 용납하지만 진심으로 이해하거나 동정하는 기색은 없습니다.
아마 이렇게까지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으면 몰랐겠죠.
그리고 종종 스스로의 선택이나 위치 긍정하기 위해서 그 외의 선택들을
낮춰본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니는 게이와는 가까운 친구사이지만 노동운동은 혹은 그 계층이 아니면서
노동운동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사람을 이해하진 못합니다. 한마디로 절 이해못한다는
이야기죠. 이것도 일종의 겉멋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아주 틀린 건 아니에요.
언니는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들을 이해하지만 그게 어쩔 수 없는 거고
자기가 고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거기에서 약자의 입장이라면
노력해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축이죠. 언니와는 이 문제에 관한 대화는
그냥 안합니다.

자유로운 것 같지만
언니의 행동들은 사실 이 구조에 적절하기 위해 보통사람보다 훨씬 많은 검열을
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떤 형태든 스스로를 억압하고 자제하게 되는데
언니를 보면서 억압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위한 억압도 존재한다는 걸 알게됐어요.
드러나는 모습이 밝은 사람이 반드시 더 아이같은 사람은 아닌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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