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캠퍼스에서 제 4년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벚꽃이 졌습니다.
입학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그 꽃들을 카메라에 담았던게 그저께 같은데
마지막 이라니, 가슴이 먹먹해져 오더군요.
원치 않는(그러나 제 인생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된) 재수를 하게 되었고
으례 많은 아이들이 그러듯 성적에 맞추어 과를 정했습니다.
조금 오른 성적 덕에 고등학교 땐 써볼 수 없었던 과였습니다.
지방 변두리에 위치한 저희학교에선 꽤 한다 하는 아이들이 많이 갔던 과였어요.
20살 어린 마음에 으스대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나온 3년이 너무도 처참해서 눈물이 다 납니다.
마지막 학년을 남겨둔 지금, 아직 중간고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너무 슬퍼서 공부할 마음이 생기질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강의실에 앉아서 그런 문장과 마주칩니다.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끊임없이 누군가 제게 속삭여요. 이곳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갈 곳도 없고, 가고 싶은 곳도 없습니다.
그래서 더 처참한 자기연민이 쏟아져 내려요.
적성에 맞지 않은 공부를 4년째 붙들고 늘어지는 제가 미련해서 슬픕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 특성상 학부 졸업으로 취직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석사는 밟아야 전공을 살려 취직이 되는데
흥미도 없는 공부를 2년이나 더 한다는건 끔찍한 일이에요.
부모님이 뭘 할꺼냐 물으면 대충 대학원에 갈꺼라고 둘러대는데
유예기간이 1년 남은 지금, 너무 암담하고 서글픕니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어요.
그런데 뭘 딱히 하고 싶은게 없다는 것이 매일 저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어요.
남들 다 한다는 학점관리도 스펙쌓기도 영어공부 조차 제대로 못 했어요.
지옥같은 3년을 보냈고 1년이 아직 남았습니다.
저 스스로가 제 인생의 주변인 마냥 겉돌고 있어요.
벚꽃이 지는 계절이 오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처럼 어디에든 말하고 싶어졌어요.
스스로의 인생을 불쌍하게 여기는 청춘이라니 제가 생각해도 한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