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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가 된 계기
그림니르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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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천주교 모태신앙입니다. 유아세례를 받고, 성가대활동도 하고, 복사도 해봤으며,
레지오활동도 견진성사도 다 받은 그야말로 초 성실한 신앙을 가진 어린이였습니다.
부모님께선 그런 저를 대견하게 여기셨고 아마 제가 여동생이 아니라 남동생이 있었다면
신부를 시키는것도 심각하게 고려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성당은 단순히 부모님의
강압에 못이겨 억지로 나간것에 다름이 아니었고, 그다지 즐거운기억도, 신앙이 제게 무언가
위로가 된 기억도 없었습니다. 뭐 좋은기억이 아주 없지는 않았겠지만.
그리고 제가 중학교2학년쯤, 전국에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이 휘몰아 쳤습니다. 저도 뭇
친구들과 같이 그 소용돌이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죠.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
이성에 대한 호기심? 그딴거 없었습니다. 그저 오늘 나의 하드코어 질럿이 어떻게하면 저 자식의
벙커를 뚫고 SCV를 학살할까 같은 궁리만 하는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어쩔 수
없이 성당은 꼬박꼬박 다녔는데,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천국에서도 스타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성당에서는 천국에가면 오만 쾌락을 다 누리는 아무튼 그냥
존나좋은 곳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딴거 다 필요없고 스타나 늘어지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걸 못하다면 대체 그게 뭐가 행복하단 말인가? 스타를 할 수 없는 천국은 스타를 할 수 있는
이승보다 못한 곳이었죠. 이건 제 신앙관 자체를 뒤흔드는 엄청난(...)의문이었습니다.
사후세계와, 행복에 대한 기준과, 쾌락에 대한... 뭐 아무튼 굉장히 철학적인 의문인데
머릿속엔 게임할 생각밖에 없는 중학교2학년짜리 남자애가 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명제였고
곧 뇌기능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에게 물어봤죠. 아버지는 이 답안나오는 새퀴가 잠안자고 겜하는것도
모자라서 죽은다음까지 그거붙잡고 있을거냐고 호통을 치셨지만 저의 심오한 의문에 할말이
없어지신 듯 했습니다. 그래서 궁리끝에 내놓으신 답이....
"천국에 가면 말이다....어..지금의 네가 아닌 무언가가 되는거다. 아마 그상태가 되면
고따우 컴퓨터같은건 생각도 안나게 될거야."
"....그럼 그건 내가 아니잖아. 지금 스타하고 싶어하는 내가 진정한 나 아니야? 내가 내가
아니게 되면 그게 무슨의미야?"
"아 거 고새끼 참 말 많네. 자빠져 자!!"
명쾌한 해답을 듣고 그날 바로 잤지요. 그 이후로 저는 스타도 시켜주지 못하는 하느님 = 무능력한
야훼. 라는 결론을 짓고 무신론이라는 이단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신앙에 갈수록
회의를 느끼며 성당에 자주 안나가기 시작했지요. 중3쯤 되었을 무렵, 저는 갑자기 신체성장이
폭발하여 부모님이 함부로 때리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고, 나름 머릿속에서 (중학교레벨이지만)
무신론에 대한 체계도 잡혀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의외로 순순히 "뭐 종교는 강요하는게 아니지.
너 나가고 싶어지면 나가라."고 하셨지만 어머니께선 절대 포기하시는 법이 없었죠. 성당좀
나가라고~ 나가라고~~... 그래서 성당에서 지켜야 하는 절기... 재의수요일, 부활절, 성탄절,
판공성사 등등... 정도만 나가주고있고, 요즘엔 그것도 잘 안나갑니다.
어쨌든 제가 무신론으로 돌아서게 된 계기를 제공해준건 스타크래프트 였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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