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의 신앙 배틀

  • catgotmy
  •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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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외할머니 하관일 이었어요. 토요일 정오까지 너무 오래 늦게까지 잤고

일요일에 누워서 자려는데 두통이 와서 밤에 이런저런 생각만 하다가 날을 새버리고 지금까지

왔네요. 대체로 이런 경우는 거의 멀쩡하다가 핑 도는 순간이 생깁니다만 아직은 아니네요.

아무튼 전 좀 일이 있어서 일요일 저녁 7시쯤 갔어요.

가기 전에 좀 화나는 일이 있어서 기분은 좋지 못했는데

가서 인사 드리고 사촌들도 보고 사촌중 하나는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어릴때 인형같던 모습이 미소녀로 컸더군요. 잘 못알아보긴 하겠지만.

아무튼 밥을 먹으면서 형이랑 얘기하다가 뭐 이런저런 잡담을 하다가

형이 저에게 ..

"요새 교회는 어떻게 하냐?"

a"안나가고 있어"

"신앙생활은 하는거야?"

a"신앙생활? 그냥 사는게 신앙생활이지"

"그건 신앙생활이 아니야. 구별된 시간을 드리는게 빠져있으면 신앙생활이라고 볼 수 없어"

a"난 교회 가서 앉아있는거나 집에 앉아있는거나 사람들을 대하는거나 다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해"

"그것도 일부겠지만 구별된 시간을 드려야만 돼. 성경에 그렇게 되어있어"

a"난 교회가는거 귀찮아. 귀찮으면 안해"

"안하는게 아니라 -해야지- 교회가 꼭 아니더라도 구별된 시간이 -있어야지-
넌 십계명이 있으면 한두개는 빼고 안하겠다는거야? 신앙생활에 그게 빠져있으면 안돼"

(이 대화에선 온전히 복구 못했지만, 전 대화 초반부터 자주 등장한 형의 -해야지-라는 단어에 이미 엄청 고삐가 풀린 상태였습니다. 그건 저의 오랜 교회 생활을 통해 접한 폭력의 단어니까요. 내가 전혀 모르거나 친하지 않으면 모를텐데, 그걸 형에게 듣는건 참을수가 없었어요.

전 인터넷에서 개신교 욕을 원색적으로 하지만-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서- 직접 얼굴을 마주한 사람중에는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한적은 없습니다. 형에게 한적은 거의 없지만요. 이게 형과의 거의 처음의 대충돌이랄까요.

외가쪽은 한마디로 말해 목사집안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집안이라 그곳에서 그런 얘기를 떠든다는게 예의가 없다는건 말하면서도 느꼈지만 후우..제가 오랜세월 교회가 저에게 던지는 쓰레기들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온 결과, 저라는 쓰레기통 속에는 쓰레기가 상당히 많이 쌓였고 절 이정도로 직접적으로 건드린다면 그 오랜세월의 쓰레기가 저에게서 토해져 나올수밖에 없지요.)

a"빠져도 돼. 난 귀찮고 하기 싫어"

"그래도 해야돼. 하나님이 시키신걸 안하겠다는거야?"

a"난 하나님이 시켰다고 다하지 않아. 그리고 내가 교회생활을 안해봤어? 교회생활 재미없고
괴로워"

"온누리 교회 괜찮아."

a"온누리 교회도 문제있어. 창조과학을 하거든."

"그게 문제라면 다른 너한테 맞는 교회를 가면되고. 온누리 교회 꼭 오라는건 아니야. 그런데, 난 창조과학 옳다고 생각하는데. 별 생각은 없지만"

a"창조과학은 사회 문제야. 중요한 부분이고"

"창조과학은 온누리 교회에서 하는 일들의 일부고 중요한 문제도 아니야. 성경의 주제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 이 두가지와 창조과학이 무슨 상관이야? 중요한걸 해야지 인생은 비판만 하기에는 짧어"

a"뻔히 이상한 소리를 하고 그게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보고 넘기란 말야?"

"그러니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여기서 말문이 약간 막혔습니다만, 교회의 축자영감설 말 그대로 믿어버리는 일이
꽤 위험하고 일점 일획도 틀리지 않다는 말의 폭력성을 뒤에 나오는 얘기에서 꺼낼 수 있었죠.)

a"아무튼 교회는 좋은 기억도 없고 맘에 안들어"

"하나님과의 교제는 필요해. 그게 교회가 아니더라도. 뭔가 하고있어?"

a"가끔 가다 찬송이 나오면 하고, 누워서 기도가 나오면 해."

"성경은 봐?"

a"안봐."

"성경은 곧 하나님이야. 성경이 하나님이라고. 말씀이 육신이 된거 요한복음. 이걸 안보면 안돼
요한복음이 좋으니까 요한복음 봐"

a"보게되면 볼게 근래는 안볼것 같지만"

"넌 그러면 하나님과의 교제가 없는거야"

a"아 그래. 기도하고 찬송하고 성경보면 되는거지?"

"성경을 너 혼자 보면 안돼"

a"목사가 읽으면 대단한 구절이 되고 내가 읽으면 해석 못하는거야?"

"아니 목사 얘기가 아니라, 성경은 잘못 읽으면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이 다음의 대화가 기억이 안나요. 사실 거의 3시간 가까이 떠들었거든요. 어느정도 반복문구를 축약하고..기억이 안날부분도..)

a"근데 형이 자꾸 하나님이 시켰다 이러는데, 그거 하나님을 빙자한 자기주장이야. 그리고 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커오면서 가장 싫었던게 종교 억압인데 형이 지금 그걸 하고 있다고"

"난 종교 강요 하는게 아니야. 권유하는거지"

a"하고 싶으면 누구한테나 해. 예수님은 -나의 뜻대로 행하는 사람이 내 가족이다-래매. 예수님한테 가족개념이 그렇다면. 하나님 안에서는 인류가 형제 자매란 소리지"

"너한테는 1지망 2지망 없냐? 나도 친구 교회 나오게 해봤지만 몇번 나오고 안나오더라. 넌 가족이니까 계속 말할수 있잖아. 그리고, 하나님을 빙자한 자기주장이라고?
성경은 곧 하나님이야. 성경구절 찾아볼테니까 그건 내 주장 아니지?"

a"난 성경에서 버릴 구절도 있다고 생각해."

-형의 엄청난 당황-"뭐?? 너랑은 얘기 끝이야."
(형의 주특기죠. 형이 대화를 더 잇고 싶지 않은 상황이나 말이 나오면 형쪽에서 잘라 버리는
전 좀 징글징글한 성격이라 제가 대화를 잇겠다는 의지가 강한 경우 상대가 멈출때까지 합니다.
여기서 제가 멈추지 않습니다.)

a"와 형 대단하다. 짱이다." -계속 건방졌지만 이정도로 건방지게 군건 형의 일점 일획도 틀리지 않다는 이론에 근거한 저의 타자화에, 그 자주 봐왔고 오랜 세월 겪었던 목사들의 폭력성을 형에게서 똑같이 발견하고 불쑥 튀어나온 말입니다)

a"동성애자는 죄인이야?"

"죄인이지. 성경에서 그렇게 말하잖아"

a"거기서 형이랑 내가 갈리는거야. 동성애자가 죄라니"
(동성애자라는 단어가 좀 그렇긴 하지만..말이 그렇게 나왔네요)

"죄는 죄인데. 그건 유전일수도 있고 병일수도 있고 모르지"

a"글쎄 모르지. 확인된건 없으니까. 어떻든 그게 죄라는 생각은 안해"

"모든 사람은 죄인이야. 동성애자도 죄인이고"

a"그말이 여기서 왜나와. 그건 말장난이야"


이러던 와중에 주변에는 교회에서 오신 손님들이 여럿 앉아 계셨고, 예배가 시작되서-_-;;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고 말씀듣고 했습니다.

제가 언성을 크게 높인건 아니지만 작게 얘기한것도 아니기에 제가 참으로 개념없고 괴상한

놈으로 보였을지도 모르지요.

저 자신은 형에게 건방지게 굴었던 것에 대해서 미안하지만..(미안하다고는 안했지만)

형 스스로 자신의 폭력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 폭력성이 이제 형에게 맞대응할 수 있는 동생이 아닌 자식에게 부과되었을때

창조과학을 가르치고 당위성과 성경의 무오류성에 근거한 폭력성이 조카에게 부어졌을때

그 조카가 그걸 달갑게 받아들이건, 그것에 괴로워하건

글쎄요. 전 제가 지나온 진흙탕 길을 누군가 걷는게 싫습니다.

친구가 직장 다니다 지치고 좀 마음이 편안해지고 싶다면서 교회를 찾을때

교회를 가지 말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이러이러한 맹점이 있으니까 니가 지칠 수 있다.

성당이 더 나을수도 있고 등등 했지만.

그건 이미 다 자란 성인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간 것이고..

그것이 강제되는 경우..

그게 성인이든 어린이든 그게 얼마나 고역스러운 일인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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