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우연히 잡지를 읽었는데, 인상깊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정권 3년차가 되면 검찰이 바빠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흐름은 대개 정권이 바뀌면 초반 1, 2년은 검찰이 지난 정권의 비리를 들추는 정치보복을 하고, 3년차쯤 되면 현 정권을 건드리기 시작하며, 정권 말년이 되면 권력층의 친인척, 정권이 다시 바뀌고나면 또 정권 핵심 측근들을 들쑤시는 정치보복으로 일정한 순환 패턴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기사는 이제 이명박 정권이 3년차가 되었으니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고 했는데, 현재의 흐름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까지 검찰이 집중한 사건들은 대부분 '죽은 권력'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은 죽은 권력을 대체로 '잘' 뜯었는데, 실력 좋은 검사들이 변호사 개업이라도 했는지 헛방이 많네요.
2.
오히려 물어뜯었던 대상 가운데 하나인 MBC로부터 반격을 당해 검찰의 처지가 좀 우스워졌습니다. 사실 이런 룸살롱 따위의 허접한 내용이 아니어도, 검찰총장 후보 하나가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하고, 새로운 후보가 등장해 어째어째 총장이 되긴 했지만 그 사람을 두고도 위장전입, 탈세 등으로 말이 많았으니 검찰 체면은 애초에 말이 아니었습니다.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가 업무시간중에 곽영욱 사장과 함께 골프숍에 갔다고 은근히 깠는데, 자기들의 총장이 검사장 시절에 미스코리아 대회 심사하러 갔었던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3.
얼마 전 다른 게시물에서 지지하는 정치인을 물었을 때, 천정배 의원을 꼽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인데, 현 김준규 검찰총장 임명시 천정배 의원이 의외의 발언을 했었습니다. 천정배 의원이 법무부장관을 지낼 당시에 김준규 총장은 법무부 법무실장이었는데, 정말 괜찮은 사람이니 사소한 문제점 따위는 두고 임명해도 된다고,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이라고 착각할만한 발언을 했었습니다. 물론 당시의 최대 현안사안 가운데 하나였던 "용산 참사 수사기록 공개만 약속한다면" 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말입니다.
지금 천정배 의원은 검찰 꼴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당시에는 "이명박 정권이 총장을 시켜도 될만한 사람이 아닌데 의외였다" "민생에 힘쓸 합리적인 사람" 등 김준규 총장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이고 중립적이게 검찰을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었는데 말이죠. 혹시나 "내가 데리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이유로 챙겨주느라 그런 발언을 한거였다면 좀...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