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쌍해"

  • 빠삐용
  •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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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결혼했다가 일찍 돌싱이 된 친척동생(남)이 있습니다.
아이는 애 아버지(그러니까 그 친척동생;)와 할머니가 키우고 있지요.

제겐 조카뻘 되는 이 아가가 여자애인데, 한 세살 때까지 말을 거의 못했어요.
제 친구 딸이 같은 월령인데 친구딸이 문장으로 말하던 시기에 조카는 기본 단어 몇개 정도?
저야 뭐 일년에 두어번 볼까말까하지만 괜찮은가...; 싶더라고요.

그러더니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 폭발적으로 말문이 트였습니다.
언어적 자극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사회화라는 게 꼭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서,
애가 할머니에게 무슨 일로 혼나다가 "나는 불쌍해, 엄마가 없어서 불쌍해" 하고 울더라는 겁니다.

놀란 할머니가 너 어디서 그런 말 들었냐고 하니까 그 다음부터는 "할머니가 때려서 불쌍해"로 바뀌었다고...;

네살 어린애가 자기가 엄마가 없으니 불쌍하다는 관념(?)을 스스로 생각해냈다고 보기는 좀 무리가 있고,
아무래도 주위 어른들이 애를 앞에 두고 불쌍하다느니 소리를 했겠지요.

뭐랄까, 이렇게 불쌍함이 학습되는구나 싶어서 참 씁쓸했습니다.
애들도 멀쩡히 귀 달렸으니 제발 앞에서는 말 좀 조심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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