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책덕후입니다. 책 사는 것이 인생의 낙 중 하나예요. 책꽂이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책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고, 이젠 더 놓을 자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소장하고픈 욕망을 자제할 수가 없어요.
그 책들을 다 읽느냐 하면...물론 다 읽긴 하는데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문제랍니다. 예전에 이 문제로 한참 고민하는 글을 듀게에 올린 적도 있었는데, 자기 자신을 책덕후로 인정해버리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그렇다, 난 구제불능의 책덕후이다...이대로 날 인정하자!'
책을 많이 갖고 있다고 우월감을 느낀다거나 하진 않아요. 다만 책 앞에 서면 마음이 깨끗해지고 걱정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아요.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책을 언제든 읽을 수 있다는 기쁨과 평화를 누릴 수가 있지요. (저 같은 사람 덕에 출판계가 유지되는 거라는 망상도 누릴 수 있고요)
보통 두세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데, 요즘에는 주디 선드의 <고흐>.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3>,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존 버거의 <ways of seeing>을 읽고 있어요.
(ways of seeing은 번역본이 없어서 영어공부도 할 겸 원서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권을 동시에 읽으면 어지러울 것 같지만...막상 익숙해지고 나면 이것저것 조금씩 읽는게 생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어버리지요.
그리고 이건 다음달에 지를 책들의 리스트...(아직 읽어야 할 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지름)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빈센트의 구두>, <릴케 전집2-두이노의 비가 외>, <디아스포라 기행-추방당한 자의 시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
몇 권은 중고로 살 예정인데 한 7만원 어치 되는군요. 사실 사고 싶은 책이 이보다 더 많아요. 그렇디만 이 정도에서 자제하기로 했답니다.ㅜㅜ
가족들은 제 책장이 무너지지는 않나 걱정하고 있어요. 뭐 설마 그런 일은 없을거라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