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자친구는 저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거죠.
전 세상에 보통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자친구는 보통 사람이 다수라고 합니다.
제가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닌데,
마음이 여린 편이라 어려운 사람을 보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울 때도 있습니다.
얼마전에 워낭소리 DVD를 샀는데 여친이 집에 와서 그걸 보더니
"결국에 그걸 샀고만" 하는 불만 가득한 조롱 비슷한 말을 날렸습니다.
사실 기분이 굉장히 안좋았습니다.
뭐 그래도 그냥 참고 넘어갔습니다.
영화관에서 워낭소리를 보고 꽤 많이 울면서 감동깊게 봤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도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갔는데,
그때는 시작하자마자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여자친구는 이게 짜증이 난 겁니다.
그렇다고 여친이 냉혈한은 아닙니다.
싸우면 늘 우는 건 여친이고,
저와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를 같이 보았을 때 더 많이 운 것도 여친이었습니다.
그런데 여친은 저의 현실성 떨어지는 온정주의가 싫다는 것 같습니다.
집앞의 풀 한포기도 전 밟지 않아요.
이런 것이 싫은 것 같은데
점점 여친이 저의 이런 모습을 냉소적으로 조롱합니다.
둘 다 적은 나이가 아닌 30대 초반입니다.
세상사 어느 정도는 알고 서로에 대해서 아는 나이인데
가치관이 점점 달라지는 것 같아서 요즘 좀 마음이 그러네요.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에서 동떨어지는 저를 여친은 염려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에 물들어가는 여친이 전 염려됩니다.
서로 염려하는 마음은 좋은데
염려가 점점 짜증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그러네요.
여친과는 8년을 만나서 서로의 성격에 대해서는 서로 잘 압니다.
그런데 서로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이 커져가니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