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맥도날드에 가서 부푼 가슴과 허한 위장을 안고 빅맥세트, 맥립 하나에 애플파이 포장을 부탁 했어요.
하지만 점원님은 얄짤없이 빅맥세트만 계산해주실 뿐이었고, 결국 저에겐 '빨대는 직접 뽑아 가라'는 말씀과 영수증 방석을 깔고있는 거스름돈이 미끄러져 돌아올 뿐이었어요.
당황한 저의 시선은 천장에 달려있는 주문판에 남아 아쉬움에 허우적대고 있었지만 맥립과 애플파이는 오랫동안 맥도날드를 찾아주지 않은 저를 원망하듯 자리를 떠나있더군요. 줄서서 기다리던 뒷사람을 위해 자리를 옆으로 이동해야했던 저는 부끄러움과 향수에 젖어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유난히 가볍게 느껴지던 빅맥세트 한 봉지를 들고 오면서 저는 너무 슬펐답니다. 미국에서는 맥립 메뉴가 2-3년에 한번씩 돌아왔다 떠나가길 반복 하는데, 올해 마침 그토록 그립던 맥립이 귀환했거든요. 물론 저의 오랜 친구 애플파이는 출출함에 못견뎌 맥도날드에 들어서는 저를 언제나 반겨주었었구요. 우리나라 국적 가진 사람이 미국음식이나 그리워하는 꼴사나운 짓은 하기 싫어 오늘은 별 불만 없이 점심식사를 끝마치긴 했지만, 앞니를 뜨겁게 데우던 애플파이 튀김껍질의 바삭함과, 미국 마초남의 사랑고백처럼 느끼하지만 달콤한 맥립소스의 식감이 제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여러분은 어느새 사라져 버려 아쉬운 음식점 메뉴 없으신가요. 저는 프렌치후라이에 절여진 짭짤한 제 혀를 외롭게 하고 싶지 않아 어느새 애플파이 네글자를 네이버에 검색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