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싱숭생숭해요.
결혼 1주일 앞두고... 진짜 싱숭생숭하네요.
좋은 건... 새집(15년된 아파트 전세지만-.-)에 이쁘게 새살림 차려서, 신랑이랑 오손도손 옹기종기 살거라는 거.
싱숭한건... 청소는 그런대로 하지만 반찬을 거의 못해..ㅠㅠ(된장찌개만 눈짐작으로 대충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정도;),
생숭한 건.. 30년 가까이 얼굴 맞대고 살아온 부모님 곁 떠나야 한다는 거.(<-'칠갑산' 노래가 자동으로 떠오르는구만요ㅠㅠ)
제가 이 나이 되도록 정말 부모님한테 많이 의지하고 살았긴 해요.
동생은 20살때부터 대학을 서울로 가고, 서울에서 자리잡아 지금껏 독립해있지만,
전 정말 어디 놀러가는 거 며칠 외엔 집을 떠나본 적이 없거든요.
아빠는 잔소리 심하고 성격 불같고 말도 험하지만, 그래도 저한테 해줄 거 안해준 건 거의 없고,
솔직히 자랑거리도 안 되고 마음에 들게 행동하지도 않는 큰딸을 참 많이도 참아줬어요.
엄마는 더하죠. 정말 엄마 속 많이 상하게 했고 어려선 반항도 많이 하고 커서도 뭐 하나 효도 한번 못했는데..
뭐 이쁘다고 살림 다 차려줘, 집 구하는데 돈 대줘, 시집에선 몰라서 그렇긴 하지만
아들 장가보내는데 거의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다 챙겨줘..
진짜 머리칼로 짚신을 삼아도 부모님 은혜 못갚을 거에요ㅠㅠ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왜 시부모가 받아야만 하는 삼종세트는 있는데(반상기, 이불, 또 뭐더라..;),
친정부모가 받아야 하는 건 없는 거죠?
솔직히 당사자는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아들 장가보내는데 이것도 안 받냐, 저것도 안 받냐' 운운으로 부추기기도 하거든요.
사실 저희 집에서 준비한 돈은 현금예단 외에 그릇과 이불 정도,
신랑한테도 예물반지에 예복 정도만 해주고 집에 돈 보태고 살림살이에 다 들어간 터라 딱히 많이 했다고 볼 수도 없어요.
시부모 되실 분이 그런 거 따지는 성격이면 분명 두고두고 말 나올 꺼리.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경우를 보면 시집 쪽은 이런저런 걸 좀 당당하게 요구하는 편이고,
친정에선 더 못챙겨줘서 안달인 형편이라..
그런 걸 아예 몰랐던 건 아님에도, 마이클럽 등에서 실컷 봤음에도,
막상 제 일이 되고보니 마음이 착잡하네요.
폐백드릴 때, 저희 부모님한테 절 올릴 때 울지 싶어요.
그렇잖아도 며칠 전에 혼자서 한참 울었네요.
제가 돈 못 벌어둔 게, 제가 별 다른 능력 없는 게, 다른 집 딸들처럼 친정에 모은 돈 못 주고 가는 게
평소엔 별 생각 없었는데, 그땐 정말 후회됐어요.
내가 좀 더 능력있었으면 집에 덜 신세지는 건데,
내가 더 야무지고 일처리 잘하는 성격이면 엄마가 덜 힘들텐데,
내가 돈 많이 벌어뒀으면 엄마아빠한테 주고 갈텐데 등등..
이건 뭐 이민 가니 애국자되는 시츄에이션인가효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