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다가 문득,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라는 문장이 떠올라서... 그만...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말라죽는 눈덮인 킬로칼로리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배고파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먹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내가 먹은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식욕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매운 것까지
먹으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배고픈 남자의 불타는 식욕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배가 고플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탕슉때문이라고
탕슉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탕슉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짜파게티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짜파게티를 사랑한다
너는 비빔면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비빔면을 사랑한다
너는 빵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빵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탕슉에 건배
짜장이 외로운 건 짬뽕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피자도 치킨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건 외로운 거야
식욕이란 뱃살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먹어도 미식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잘 먹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마르지 않는 한 마리 돼지 되리
내가 지금 이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로칼로리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매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살이 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