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아닌 마음 잡담 (책..쪽지 확인해주세요)

  • 이울진달
  • 05-03
  • 833 회
  • 0 건
1.

가끔
한 사람의 세계는 집과 같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마당 넓은 집 같아서
생각을 나누기가 거슬림 없이 탁 트이고
어떤 사람은 처마가 예쁜 집 같아서
바라보면 모난 기분이 나긋해지는 것 같고.

그래서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같은 모양이라도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같은 넓이라도 북향일까 남향일까,
열린 집일까 닫힌 집일까 어느쪽이든 상관없어요.
모든 집에는 그 집만의 유일한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물론 모든 집에 들어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예요.
거리를 걸으면서 낯선 집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들 사이를 걷다보면 신선한 기분이 생기는거죠.

2.

살면서 내가 만날 사람은 창이 큰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반 틈만 열려있어도 그 앞에서 인사하면 들릴 수 있게
찾아가는 길이 어렵지 않은 곳에.

너무 크지 않고 너무 밝지 않고
그 사람은 집 안에서 저는 집 밖에서
창문을 사이에 두고 얘기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요.
언제라도 찾아가면 열려있는 창문을 볼 수 있는 사람.

어릴 때는 친구집에 놀러가면 뒤지는 게 일이었어요.
커튼도 걷어보고 싶고 이 방 저방 다 들어가보고싶고
조용하게 머물러 있는 집들을 소란스럽게 만들어놨죠.
숨바꼭질이라도 한다 치면 옷장이고 벽장이고 구석구석 헤집어놓고.

사람과의 관계도 집과 집 같다고 생각한 후로는
들어가면 안되는 곳, 열어보면 안되는 것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신경쓰게 된 것 같아요.

다만, 산책하다보면 잘 지어진 집이라도 외벽에 금이 가 있기도 하고
땅 아래 두더지 집이 있기도 하고 그러니까
아끼는 사람의 집이라면 주위를 돌면서 흙도 발라주고
쥐도 잡아주고 담도 다독여놓을 수 있겠지요.

나도 당신의 세계를 지켜줄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요.
방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아서 보기가 안타까워요.

저는 말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어떤 때는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이긴다'고 굳게 믿고 있다가
또 어떨때는 '오늘이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하다'고 얼굴 싹 바꿔서 중얼거리죠.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기운나는 말을 백 개는 가지고 있는데
그 사람의 창문 앞에서 하루에 하나씩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게 모두 한 사람을 향해서 하는 말인데
닭살 돋는다고 타박할거 같아서 들려줄 수가 없네요.
읊다가 혀가 잘릴 것 같아요.


3.

책 선물 드리는 글을 썼는데,
일요일에 일이 생겨 쪽지 확인을 못하고
오늘 모두 답장을 드렸어요.
기다리신 분들 죄송합니다.

책을 받으시는 분은 단 두 분인데
나머지 분들께 모두 죄송해요, 죄송해요 쓰다보니까
기분 좋자고 한 일에 괜히 실망만 드리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제가 여러 덕담에 행복했던 만큼
모든 분들께 그 기운을 담아 답장을 드렸으니 그걸로 좀 봐주세요.
쪽지 주신분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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