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작품이든 그냥 배경으로 틀어 놓은 작품이든
일단 5분 정도 보기 시작하면 계속 끝까지 넋놓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가장 좋은 건 사실적인 인간묘사, 인간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거죠.
별세계 인간같은 사람들이 나오는 드라마가 아니라 주변에 비슷한 인물들이 한두명씩 다 있는 살가운 인간들.
물론 실재하는 사람들이 다다다다 말싸움을 노련하게 해대지는 못하죠. 그래도 근본은 같아요.
그래서 정말 저런 상황에서 드세게 말싸움 하고 싶어도 말주변 딸려 못하는 사람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준달까..
그리고 저는 디테일한 동작 묘사 같은 것들이 참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상윤-남상미가 남상미 할머니 병원에서 밥을 먹던 장면에서 훌쩍거리는 남상미에게
휴지를 뽑아주려던 이상윤과 자기가 먼저 알아서 뽑으려는 남상미의 동작 같은 거.
대본은 안 봤지만 이런 동작은 연출이나 애드립이 아니라 대본에 그대로 있었을 것 같아요.
'내 남자의 여자'에서 불륜관계를 처음 알고 화가 난 하유미가 김희애를 벽으로 쳐 밀었을 때,
김상중이 움찔하면서 붙잡아 주려 하다가 손을 오므리는 장면도 제가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김수현 특유의 대사체가 거슬릴 때도 있는데 이게 중견연기자들은 굉장히 노련하게 자기 스타일로 잘 소화합니다.
'엄마가 뿔났다'나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도 중견배우 나오는 장면들은 다 재밌고 청춘들은 좀 닭살이죠. 인.아.에서도 김해숙,김상중씨 같은 경우는 대사가 자기화 다 되었고 윤다훈씨도 정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싶어요.
경험이 적은 젊은 연기자들은 그 대사체의 덫에 걸려들어 어색할 때가 있는데, 김수현님의 젊은이들 대사체나 대화내용,행동모습 자체가 현실감이 없어서이기도 하죠.
인.아.에서는 (당연하게도) 남규리씨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자기 대사 열심히 치고 상대방 반응이 좀 느릴 때 남규리씨 얼굴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학예회나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이쁜 짓 하고 있는 꼬마 보는 느낌이에요. ^^
무슨 대사, 무슨 연기를 해도 남규리는 음....네...-_- 뭐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