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굉장히 우울해요
저 외국에서 공부중인데, 인문계열 대학원생이거든요.
1년차인데, 학과에서 외국인은 저뿐이에요.
그리고 전 가장 멍청..합니다.
언어문제가 크긴 하지만, 실제로 전체적인 교양이나 생각하는 훈련이 된 정도도
가장 떨어지는 것 같아요. 아득바득 읽어도 한주에 700페이지 이상의
분량이 주어지다보니 도무지 수업준비를 제대로 할 수가 없고
가장 중요한 글은 엉망진창이라는 걸 알기만 하겠는데 고칠 수는 없어요.
미국식 대학원 교육의 특성상 수업참여가 중요하고 수업의 90퍼센트는 학생의
토론으로 이루어지는데 끼기가 힘들고 입을 열면 정리되있던 생각도
초딩으로 전락해요. 수업준비를 최대한 성공적으로 했을때도 마찬가지에요.
articulate하는 능력..구사력 자체가 후져요.
한국에서 저 나름 똑똑한 줄 알고 살았는데, 솔직히 비참해요.
겨우 겨우 스스로를 달래서 몇개월째 다섯시간 이상 잔 기억이 없을 정도로
공부해왔는데, 그래봤자 입은 안떨어지고 죽겠어요. 그렇다고 물러설 길도 없고.
공부가 재미는 있는데 혼자 외계인인건 정말 힘들어요.
교수님들은 잘 대해 주시지만 자존심만 뭉친 저는 "봐주는" 존재인게
가끔은 참을 수가 없어요. 난 뭘해왔길래 깍두기가 되었나. 이게 시간 지나면 해결될 일인가.
마감이라도 하자 하고 버텨왔는데 오늘 그 다음주 월요일로 착각하고 있던
마감이 다음주인걸 알고 터졌어요. 여기저기 밀린 상태로 살다 보니
삶의 통제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 같아요.이야기하면 미뤄주긴 하시겠지만,
저 바본가봐요. 어쩜 이러냐.
어디 구석을 찾아서 펑펑울까 하다가, 그것도 마땅치 않고 오늘해야 하는 마감도
있어서 듀게에 올리고 풀려고 생각했어요.
자랑할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아래 글에 난 사랑채도 그림형제도 알았다고 한번 자랑해봤어요.
내가 더 웃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