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를 읽었습니다. 삶의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 출근길 지하철이었는데 괜히 눈물이 나서 혼났습니다. 퇴임 후 주변인들부터 시작해서 결국 본인까지 철저하게 물어뜯기는 과정을 보고있자니 참 불쌍할 지경이더군요.
참여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반성하는 부분도 있고, 오해받았다고 억울해하는 부분도 많고요. 개인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의 여러 어록(?)들 중에, "우리쪽 불법 정치자금이 한나라당의 1/10을 넘으면 정계은퇴하겠다"는 말이 가장 이해가 안됐었어요. 어차피 한나라당이야 차떼기당으로 낙인찍힌 당인데 거기랑 비교하겠다는 게 좋게 보일 리도 없고, 결과적으로 당시 검찰 수사에게 드러난 금액이 1/7이 넘었는데 은퇴 안했으니 사람만 우스워졌으니까요. 거기에 대해서는 별 말은 없더군요. 그냥 잘못된 말이었다 이 정도.
듀게에서 여러 번 논란이 되었던 부동산 정책 문제는... 대출규제가 너무 늦었다는 점은 인정하는듯 하더군요. 부작용이 덜한 다른 수단으로 막아낼 수 있다는 보고를 믿고 버텼는데 도저히 막을 수 없었고 결국 뒤늦게 DTI, LTV 등의 규제를 해야 했다고요.
사법시험 이야기가 짧게 나오는데, 생각해보면 대단한 인물이긴 합니다. 당시 부산상고라고 하면 대학 못지않은 학교였다고 하지만, 어쨌거나 한 해에 사법시험 합격자가 60명밖에 나오지 않던 시대에 상고 졸업생이 사법시험을 붙었다니.
집에서 어쩌다 고시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 어르신이 "노무현이가 그렇게 보면 진짜 난 사람이긴 한거야. 상고 졸업생이 그 시험을 붙은 사람이 그 이후에라도 있긴 한가?" 하면서 웬일로 노무현을 인정하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러니까 사람이 그렇게 안하무인이 되는거야. 대학 나온 똑똑한 놈들 의견 다 필요없다 이거지."로 이어지더군요. 휴. 생각해보면 지금껏 대통령중에 노무현만큼 주변 사람 말 열심히 들은 대통령도 없는 것 같은데, 어쩌다 저런 안하무인 이미지까지 얻게 되어나 모르겠네요. 제가 보기엔 오히려 주변의 '현실 정치인들'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의 순수성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도 욕이나 먹었던 거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