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연합에 반대하는 이유.

  • 난데없이낙타를
  •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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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이트 게시판에 몇달전에 쓴 거라서, 현재 상황과 안맞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이번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에 글 하나 보태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다시 쓰고 싶지만 희망이 흐트러져서, 글 쓰려는 마음이 모아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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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여성의 날 행사에서 본 글과 사진(사진은 퍼오는 방법을 몰라서, 설명하자면 건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께서 식사하시는 휴게공간입니다. 아마 듀게에도 올라온 적이 있을 겁니다.)입니다.
건물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 식사는 어디서 하시는지, 휴게공간은 있는지,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위에 쓰여진 글과 사진을 보며 한참 멍했습니다.
그분들도 직원이고, 그리고 사람인데 생각해보면 최소한의 기본권도 보장해주지 않았구나, 그런 생각이 절절합니다. 밥먹는 것조차, 저런 대우인데 임금이나 후할까요. 생각치 않아도 뻔한 이야기지요. 당장 저희 회사 건물 청소하시는 분 월급에도 제가 얼마나 까무라쳤었는데요. 88만원 세대 비정규직이 까무라칠만큼, 높은 강도의 일을 낮은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어제 연합에 대한 글을 읽고 글을 쓰다 그냥 말았는데요. 그 얘기를 대충 정리해다보면 '야쿠르트 먹고 싶다'는 알았던 사람의 홈피 문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먹고 사는 최소 비용을 제외하고 한달에 2만원이 채 안되는 야쿠르트 정도는 먹고 살고 싶다는 욕망을 이룰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거였어요. 돈이라는 게 기회비용이라는 꺠달음을 얻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였고요.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선 가장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주어야 가능한 것이고 그것을 요구하고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정당이 선전하기를 기도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내용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문득 저 사진을 생각해보니, 야쿠르트를 욕망하는 것은 얼마나 사치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 분들에게는요. 그저, 따뜻한 밥한 끼, 아니 찬 밥이라도 제대로 앉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으면 좋겠죠.

그런데 저를 비롯해서 더 낮은 계층에 있는 사람들의 처우를 외면한 채, 연합을 진행하자고 했었습니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 FTA, 등이요. 굵직한 사안들은 일단 외면하고 연합을 강행하자 했었죠. 저는 이 때부터 반한나라당 연합에는 반대해왔습니다.

비정규직보호법으로 더 낮은 임금, 더 열악한 처우를 받게 되는 노예 낙인을 찍은 가장 낮은 위치의 사람들의 기본권만이라도 보장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외면해야 연합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이게, 가장 낮은 사람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제안이가 했습니다. 심지어 하지 않으면 루저라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었습니다.
그 분들은 말합니다. 지금 시대가 어떤데, 반한나라당만해도 한 발 나아가는 거라고, 혹은 한나라당만 막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거라고.
그렇다면 막고 나서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삶이 나아진 점이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지 않았을 때, 저 분들은 따뜻한 곳에서 따뜻한 밥을 먹고 넉넉한 임금을 받았을까요. 고작 2만원도 안하는 요쿠르트 먹고 싶다는 소박한 욕망을 제가 알았던 사람은 발현할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그 전에도 똑같았습니다. 그럼 지금처럼 무자비하게 서민들을 대상으로 폭행하지 않았다고 할까요. 시위 때 잡아가지 않았다고 할까요.

아니요. 저는 참여정부 시절에도 정부에서 보내는 시위 참여시 파면 이라는 지침을 받고 조마조마하게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FTA 라는 글자를 회사에서 발설하면 안된다는 알림까지 받았었죠. 그 당시 저희 건물 청소하시는 분 월급도 대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의 처우도 마찬가지고요. 아, 아니네요. 저의 처우는 그 때 가장 열악했었죠. 직원에서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계약서를 쓰게 됐으니까요.

그 시절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런데 그건 그 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입니다.

저처럼 비정규직인 사람들, 그리고 88만원 세대보다 더 못한 사람들에겐 그 때나 지금이나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그 때와 지금이랑 달랐다고 한다면 저를 비롯한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존재를 이 땅의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죠.

저는 묻지마 연합에 반대합니다. 연합의 조건은 소수정당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바라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약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국가를 지향하기 떄문입니다. 그러니 가장 다수 정당이, 가장 많은 양보를 하는 게, 제가 생각하는 연합의 조건입니다. 다수라는 이름으로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약한 정당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 지금 부자들의 세금을 깍아주고 그 세금을 간접세로 서민들에게 돌리는 한나라당 행태와 무엇이 다릅니까.

저는 민주당이, 국민참여당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에 대해서 논의해보자, 다른 방향을 생각해보겠다 라고만 했어도 묻지마 연합에 동의했을지도 모릅니다. FTA로 피해입는 농민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보겠다고 하시면 묻지마연합에 동의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약자와 소수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진행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자는 정당에서 그걸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그 정당의 존재 이유와 존속 이유는 바로 약자와 소수자도 대우받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떄문인데요.

연합 좋습니다. 연합 하려면 소수정당에게도 지지율과 상관없이 동일한 기회를 평등하게 나누면 찬성합니다. 하지만 소수와 약자를 외면하자하는 경우의 연합은 민주당 이중대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좌파정당 자체가 사라지고 민주당으로 들어가는 것이 낫죠.

우파 정당이 민주당/국참당이 정권을 잡고 사민주의 국가가 될 가능성보다, 사민주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파 정당이 아닌 사민주의 정당을 추구하는 좌파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더 빠른 길입니다.

그러니 무조건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양보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지 마세요.
그 양보가 소수/약자에겐 생존입니다. 목숨입니다.
죽지 않는다고 욕하는 것입니다.
생존을 포기하고 삶을 포기하고 목숨을 포기하고 연합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소수자와 약자를 외면한 채 연합을 진행하고 싶으시다면
좌파정당 빼고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좌파정당하고는 아무 연관도 상관도 없는 것입니다.
책임을 엉뚱한 곳에서 묻지 마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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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야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는데요.
저는 그 누군가가, 진보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연합에 대해 제 기본적인 생각을 적었으니
한 번 읽어봐주시고, 타인의 선택을 존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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