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 사람들과 맥주 마시면서 온갖 얘길 다 하다보니 선거와 투표 얘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시드니에 살고 있고 이 나라는 투표가 의무인데요.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 얘길 들으면 처음에는 다들 경악을 하죠.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이 50달러 정도 되고 또 될 수 있는대로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토요일에 선거를 합니다.
우리나라도 저런 거 필요하지 않냐? 하고 한국의 지인들에게 얘기했더니 (놀랍게도) 거부감이 상당히 심하더라고요. 민주주의 제도에서는 투표를 안 할 권리도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거다. 라며 거품을 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제 슬쩍 회사 사람들에게
"너네는 투표 안하면 벌금 내는 거에 대해 별 거부감 없냐?" 물어보니
"그러니까 투표 하면 되지. 우리는 불만 없다" 하더군요.
물론 부득이한 사정으로 투표를 못 했을 경우에는 사유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시민권까지 받아서 오랫동안 거주하시는 한 지인의 의견은
"납세자들의 투표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을 내는 것보다 인센티브를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하십니다
그 분 말씀에 따르면 이 나라도 노인 인구의 투표율이 월등이 높은 편인데 그 이유는 연금정책때문이랍니다. 그 분들은 정치적 신념도 당파도 개의치 않고 노령 연금을 확대하는 쪽으로 무조건 몰려간답니다. 결국 표를 의식해서 재정적자가 나도 연금 정책을 수정하기 힘든 상황이 되는데 그러므로 납세자들의 투표율을 높여서 그걸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는 거죠.
그 분 아이디어는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을 내는 것을 폐지 하고 대신 투표를 하면 일정액 소득공제를 해 주는 겁니다.
투표 안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투표를 유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죠.
우리나라에서 그런 제도를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딴나라당 의원들은 극도로 싫어하겠지만 현재 야당 정치인들께선 한 번쯤 생각해 주셨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주위에 아무 생각없이 투표 안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한국은 특별 공휴일까지 지정하는데 그러면서도 '투표 안 할 권리" 운운은 좀 과장인 것 같습니다.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참여이고 그 혜택을 누리면서도 "투표 안할 권리"에 의해 시스템이 망가지는 것은 책임이 없다는 얘기로 들려서요.
굳이 기권을 행사하고 싶으시면 투표용지에 기호2번 이명박 빼고 나머지 열 한 명에 모두 기표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니 일단 투표장까지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