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극장에서 5천원 조조로. 티켓도 많이 챙겼어요. 전 극장에서 별로 먹지 않아서 커피나 팝콘 할인권은 별로 필요 없지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더군요. :-) 근데 영화가 끝나고 나면 '와, 좋은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영화였어요. 전 밀양은 다시 볼 생각이 없지만 시는 다시 볼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인공도 더 좋았어요. 밀양의 신애는 그렇게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미자씨와는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고 싶더군요. 특히 후반부에는 여신이에요. 비유가 아니라 그냥 여신이에요. 아마 주변 사람들은 초자연현상이 일어난 줄 알았을 걸요. 자기네들의 좁은 머리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으니. 결말은 완벽했어요. 영화의 결말이나 드라마의 해결이나.
윤정희의 발성에 대해 말씀하시던데, 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원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많지 않나요? 호흡이 조금 불안할 때가 있긴 하던데, 그럴 수도 있는 거고. 반 세기의 영화 경력을 가진 배우에게 아마추어 배우에 대한 관대함을 보여주는 건 좀 민망한 일이지만 전 캐릭터에 딱 맞는 연기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중간에 아줌마 시절이 비어 있는 소녀 감수성의 할머니 말이죠. 윤정희 나이의 다른 베테랑 배우들은 자신의 아줌마성을 지워내기가 힘들죠.
결국 이건 정의와 윤리가 미의식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미학과 윤리는 같은 매커니즘에 의해 지탱되고, 사람이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날카로운 미의식이죠. 미자는 진정한 시인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