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 Ouija (2014)

2015.04.10 23:24

DJUNA 조회 수:4836


해즈브로 장난감 영화들 중 가장 어이가 없는 건 [배틀쉽]이죠. 하지만 [위자]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자기네들이 토이저러스에서 팔고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호러 영화를 만든다? 심지어 그 장난감은 살인 귀신들을 불러 오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통로지요.

하지만 위자라는 장난감의 역사와 기능을 고려해 보면 그렇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신비주의와 회의주의의 미묘한 경계선 위에 존재하는 장난감이잖아요. 조금이라도 한쪽에 쏠려 있는 사람은 위자를 장난감으로 사지 않지요. [위자]도 딱 위자를 파티용으로 사는 수준의 사람들을 잠재 관객으로 삼은 영화입니다.

위자를 갖고 놀던 데비라는 고등학생이 자살하면서 시작되는 영화입니다. 그 고등학생의 친구인 레인은 죽은 친구와 소통하겠다면서 다른 친구들을 끌고 친구가 살던 집으로 와 위자로 강령술을 하는데, 등장한 건 데비가 아니라 다른 수상쩍은 혼령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강령술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 한 명씩 살해당하죠.

그럭저럭 할 이야기는 하는 영화입니다. 위자와 관련된 규칙은 대충 다 활용하고 있고 이런 십대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에 필수적인 초자연적인 학살도 필요한 만큼 나옵니다. 음산한 귀신도 나오고요.

하지만 재미가 없습니다. 장르를 고려해보면 이상할 정도로 늘어지고 폭력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느 누구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이 영화에 나오는 허수아비 같은 애들을 보면 [팔로우]가 얼마나 자기 영화에 나온 애들을 존중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그나마 주인공 역할을 하는 레인의 설정도 완전히 잘못 잡았어요. 줄거리만 읽어도 짐작하실 수 있을 걸요. 오로지 해서는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주인공입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에서 주인공은 조금 더 현명할 필요가 있죠.

80년대 비디오 시절에 위자를 소재로 한 호러 영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검색해보니 제목이 [위치보드]였네요.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 적어도 그 영화는 [위자]만큼 늘어지고 졸리지는 않았어요. 그거나 찾아서 다시 챙겨볼 걸 그랬습니다. (15/04/10)

★☆

기타등등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 수많은 영어권 사람들이 Ouija를 위지라고 발음한다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 레인을 연기한 올리비아 쿡도 위지라고 발음하더군요.


감독: Stiles White, 배우: Olivia Cooke, Ana Coto, Daren Kagasoff, Bianca A. Santos, Douglas Smith, Shelley Hennig, Sierra Heuermann, Sunny May Allison, Lin Shaye, Claudia Katz

IMDb http://www.imdb.com/title/tt1204977/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3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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