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느냐고 묻는 질문.

2014.08.29 02:00

유상유념 조회 수:2038

요즘 부쩍 내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삶 자체에 대해서 의문이 드는거죠. 내가 왜 살아야되나. 이 질문이 좀 더 발전적으로 진화하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되나를 고민하겠지만, 아직은 저차원에 머물고 있는지라 내가 왜 살아야 되는지부터 고민을 하게되었습니다. 아는 지인의 경우 순수하게 먹기 위해 산다고 답을 해주었습니다. 먹기 위해 돈을 벌고, 먹기 위해 살을 빼며, 먹기 위해 연애를 합니다. 연인이 있을 경우, 서로의 취향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적어도 혼자 맛집에 갔을 경우의 뻘쭘함은 없다는 군요. 어쨋든 그렇게 명확하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 주변에는요. 왜사는지에 대한 대답을 주는 사람들 중에 보통은 그냥 사니까 산다는 답변과 그런거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답이 대부분이였습니다. 표본이 많지는 않았지만, 많아도 그리 명확한 대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군요.


그렇다면 왜 내가 살아야되냐는 질문이 그렇게 사소한 것일까요? 삶 자체의 근원에 대해 묻는 질문인데 말이죠. 사느라 바쁜데, 왜 사는지 모르는게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요? 내가 숨쉬고 눈뜨고 말하는 모든 이유가 사는 것으로 귀결이 되는데, 왜 사는지 모르겠다니. 그것은 삶의 이유 자체를 잃어 버렸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는 길을 잃은 거죠. 이 삶이라는 끝없는 공간에서 그냥 무작정 걸어가고 있던 겁니다.


무언가 목적이 있다는 것은 편한 일입니다. 그것은 교육에 의해서 발현되는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삶의 목적을 주로 교육에 두곤 합니다. 좋은 대학이 가는 것이 1차적 목표이고,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이 2차적 목표입니다. 그 와중에 꿈을 쫓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습니다만, 어디까지나 3차적 목표 이상으로 되지는 못하더군요. 물론 간혹 가다가 꿈이 1차적 목표로 올라오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만, 열중 아홉이 실패하는 것 같아서 씁슬합니다. 어쨋든 그러다 보니, 1차와 2차 목표가 어느정도 달성 혹은 도달했다고 보는 지금에 와서는 도무지 목표로 둘 만한 길이 보이지가 않는 군요.


좋은 직장을 가지고, 좋은 가정을 꾸리면 행복해 질까? 이혼하는 비율이 30%가 넘는데다가 이 지욕같은 교육 환경, 생존 그 자체를 걱정하는 사회에 태어난 아이들. 그 속에서 노후를 걱정하는 그 가정이 행복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자아실현? 무언가를 이루면 행복해지는 걸까요? 우월해지는걸까요? 아니면 우월해져서 행복해지는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확실한것 같습니다. 행복해지려고 사는 것. 지금 숨쉬고, 먹고, 일하고, 무언가를 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은, 자존감을 채우든 우월감을 채우든 결국 자기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행복해지려고 사는 것 같은데, 무엇이 행복인지는 다시 고민해 봐야될 문제 같군요.

해골물 한바가지에 행복해 질 수 도 있다면, 나의 행복에 대한 기대치를 한없이 낮추면 더없이 만족할 만한 삶을 살게 될지 않을런지.

그런 생각을 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6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79
126098 생산성, 걸스로봇, 모스리님 댓글을 읽고 느낀 감상 [20] 겨자 2018.10.24 471016
126097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 - 장정일 [8] DJUNA 2015.03.12 269807
126096 코난 오브라이언이 좋을 때 읽으면 더 좋아지는 포스팅. [21] lonegunman 2014.07.20 189493
126095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 ㅡ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 [5] smiles 2011.08.22 158052
126094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제모 후기 [19] 감자쥬스 2012.07.31 147377
126093 [듀나인]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9] 익명7 2011.02.03 106111
126092 이것은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1] 책들의풍경 2015.03.12 89307
126091 2018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18.01.21 76266
126090 골든타임 작가의 이성민 디스. [38]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3 72970
126089 [공지] 개편관련 설문조사(1) 에 참여 바랍니다. (종료) [20] 룽게 2014.08.03 71722
126088 [공지] 게시판 문제 신고 게시물 [58] DJUNA 2013.06.05 69113
126087 [듀9] 이 여성분의 가방은 뭐죠? ;; [9] 그러므로 2011.03.21 68508
126086 [공지] 벌점 누적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45] DJUNA 2014.08.01 62753
126085 고현정씨 시집살이 사진... [13] 재생불가 2010.10.20 62417
126084 [19금] 정사신 예쁜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34] 닉네임고민중 2011.06.21 53616
126083 스펠링으로 치는 장난, 말장난 등을 영어로 뭐라고 하면 되나요? [6] nishi 2010.06.25 50804
126082 염정아가 노출을 안 하는 이유 [15] 감자쥬스 2011.05.29 49810
126081 요즘 들은 노래(에스파, 스펙터, 개인적 추천) [1] 예상수 2021.10.06 49787
126080 [공지] 자코 반 도마엘 연출 [키스 앤 크라이] 듀나 게시판 회원 20% 할인 (3/6-9, LG아트센터) 동영상 추가. [1] DJUNA 2014.02.12 4945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