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궁 봤습니다.

2010.09.30 11:02

SnY 조회 수:3216

어제 봤는데 오늘까지도 손발이 오글거리네요. 원작 만화와 드라마가 10대층을 공략했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갔지만, 다양한 관객층을 겨냥해야 하는 무대공연에 이런 스토리와 스타일은 좀 의외였습니다. 노래들이 순 요즘 나오는 발라드/미디엄템포 댄스곡 스타일이었어요. 퍼포먼스 규모도 작았고요. 


황태자 역의 런(RUN)/ 유노윤호/ 김동호의 연기력이나 노래실력을 가늠하기위해 뮤지컬을 보러간 관객 몇몇은 좀 실망할 법도 해요. 일단 노래가 워낙 쉽고, 반주와 코러스가 MR로 깔려나오며, 대사는 전체적으로 짧고 감정선이 평면적이에요. 다들 몇달씩 노력했겠지만 솔직히 전반적으로 쉬운 역할처럼 보였어요. 실력검증이 쉽지 않달까.  굳이 따지자면 런씨는 아무래도 이번이 첫 뮤지컬이라그런지 연기가 좀...


중간에 비보잉(에어트랙) 장면이 나오는데 유노윤호를 위해 넣은 것 같아요. 


의성군(정동화)과 효린 역할의 배우(서현진)가 삼바와 살사도 추는데, 저는 볼룸댄스에 부족하나마 식견이 있어서 그런지 살짝 어색해 보였어요. 그래도 참 성의있게 하시더라고요. 노래도 그럭저럭하시고요.


여주인공 곽선영 배우에 대한 칭찬이 많았는데 저는 음.... 그냥 오글거려서... 전 귀엽고 당찬 연기에 알러지가 있거든요. 참 열심히 하시던데 쓴 소리하기는 좀 미안하네요.


내용은 딱 순정만화와 하이틴소설과 온라인팬픽 버무린 느낌이고요. 연재물을 각색한거라서 약간 개연성없이 설정과 이야기가 붕붕 뜹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말하면 재밌었어요. 일단 저는 VIP초대권으로 간거라, 그냥 날 잡고 나들이간 분위기가 워낙 즐거웠습니다. 기대가 없었기에 실망도 없었습니다.

한류 문화상품을 겨냥한 공연답게 일본어 자막이 스크린에 나왔고, VIP석의 7~8할 정도가 일본인이었습니다. 말씀을 대충 엿들어보니 만족하신 눈치였습니다.


진짜 재밌었던건... 제 옆에 앉으신 분이 혼자 오셔서 공연 시작 전부터 몇만원씩하는 궁뮤지컬 카달로그집 같은걸 사들고 열심히 보시더시더니, 공연 클라이맥스에 다다르자 막 우시는거에요;;; 진짜 귀여우신ㄲㄲ 궁 보고 울기 쉽지 않은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의 VIP석은 살짝 맘에 안들었어요. 저는 처음에 맨 첫줄에 있는 OP석이 제 자리인줄 알았습니다;; VIP석치고는 사실 좀 멀리 배치되어있더라고요. S석은 더 멀고요. 촌스럽게 굳이 생색내고 싶진 않았지만 그냥 솔직히 투정부리자면 그랬어요.


제 바로 뒷줄에 문근영씨가 앉으셨는데 그분도 VIP석이셨을텐데 자리를 잘못 찾아 앉으셔서 직원이 한 줄 뒤가 맞는 자리라며 알려주시더라고요;;; 문근영씨도 '어,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왜 이렇게 좌석번호가 뒷자리에 있지' 싶으셨는지. 공연 끝나고 극장 나가는 걸음걸이가 참 귀여우시더라고요.


사실 궁 리뷰보다는 문근영 본 거 자랑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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