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21 01:35
놀러와를 잠깐 아주 잠깐 봤어요. 거기에서 조영남이 윤동주 서시를 가사로 한 노래를 나름 부르고 있더군요.
그런데 순간 제가 그 모습을 보면서 조영남과 관련된 어떤 상상을 하게 되었는데요.
조영남이 독특한 예술혼을 가진 가을 남자인 거죠.
저는 그런 조영남 옆에서 술을 따르면서 동시에, 조영남의 예술혼을 깊이 존중하는 여자이구요.
조영남 옆에서 그런 존재로서 조영남과 함께 즐거워하는 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는데
그런 상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너무 놀랐어요..
도대체 이건 내가 조영남에게 혹시라도 매력이란 걸 느끼고 있다는 증거일까.. 하고 말이죠.
그러면서 조영남의 20대 여자친구까지 생각나면서
그 여자친구도 혹시 나같은 상상을 일삼다가 조영남에게 정말 반해버린 것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도대체 평소에 조영남에 대한 저의 생각은
그냥 여자 좋아하고 혼자 만들어낸 자기만의 개념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런 아저씨일 뿐이었는데
이런 상상까지 하게 될줄은 몰랐어요. 놀랍고 무서워요.. 뭐가 무서운지는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마도 뭐가 무섭느냐 하면 아무래도 내가 상상 속에서 술을 따르는 여성으로서 조영남과 함께 있었다는,
조영남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그리고 조영남으로부터 만족하는 존재로서의 스스로를 상상했다는 점이겠지요.
이 점은 저의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구요.
하여튼 뭔가 꺼림직하고 마음이 끈적거려요.. 왠지 평소엔 잠잠하던 아랫배 통증이 다시 올라오는 것도 같네요..;
2010.09.21 01:43
2010.09.21 01:45
2010.09.21 01:52
2010.09.21 02:00
2010.09.21 02:06
2010.09.21 02:08
2010.09.21 04:54
2010.09.21 05:36
2010.09.21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