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를 잠깐 아주 잠깐 봤어요. 거기에서 조영남이 윤동주 서시를 가사로 한 노래를 나름 부르고 있더군요.

 

그런데 순간 제가 그 모습을 보면서 조영남과 관련된 어떤 상상을 하게 되었는데요.

 

 

조영남이 독특한 예술혼을 가진 가을 남자인 거죠.

 

저는 그런 조영남 옆에서 술을 따르면서 동시에, 조영남의 예술혼을 깊이 존중하는 여자이구요.

 

조영남 옆에서 그런 존재로서 조영남과 함께 즐거워하는 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는데

 

그런 상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너무 놀랐어요..

 

도대체 이건 내가 조영남에게 혹시라도 매력이란 걸 느끼고 있다는 증거일까.. 하고 말이죠.

 

그러면서 조영남의 20대 여자친구까지 생각나면서

 

그 여자친구도 혹시 나같은 상상을 일삼다가 조영남에게 정말 반해버린 것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도대체 평소에 조영남에 대한 저의 생각은

 

그냥 여자 좋아하고 혼자 만들어낸 자기만의 개념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런 아저씨일 뿐이었는데

 

이런 상상까지 하게 될줄은 몰랐어요. 놀랍고 무서워요.. 뭐가 무서운지는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마도 뭐가 무섭느냐 하면 아무래도 내가 상상 속에서 술을 따르는 여성으로서 조영남과 함께 있었다는,

 

조영남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그리고 조영남으로부터 만족하는 존재로서의 스스로를 상상했다는 점이겠지요.

 

이 점은 저의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구요.

 

하여튼 뭔가 꺼림직하고 마음이 끈적거려요..  왠지 평소엔 잠잠하던 아랫배 통증이 다시 올라오는 것도 같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504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40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838
118879 조금씩 알려지는 비밀 [16] 물고기결정 2014.02.27 4716
118878 엘렌 페이지의 커밍아웃 연설 자막 버젼이 올라왔습니다. [15] Shybug 2014.02.17 4716
118877 (바낭) 작품 외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1류임에도 2류 취급 받는 연예인.. [15] hwih 2011.01.18 4716
118876 예쁜 탕웨이 양(자동재생) [33] 빠삐용 2010.11.03 4716
118875 신경주역(KTX) -> 경주보문단지 : 셔틀이나 이런거 현재는 없나요? [3] Rcmdr 2010.10.21 4716
118874 크리스탈 [3] 가끔영화 2010.06.11 4716
118873 [펌] 라면 끓여줬다가 형한테 맞은 이유 [17] 걍태공 2010.07.27 4716
118872 시를 보고 시를 끄적거리다 [3] 질문맨 2010.06.04 4716
118871 피자헛과 맥도날드 싸게 먹기. [5] 자본주의의돼지 2013.02.05 4715
118870 결혼하실때 집값..많은 부분 부담하실건가요? [27] 미니화분 2013.09.13 4715
118869 이명박의 키스타임 [17] mii 2011.09.03 4715
» 지금 놀러와.. 를 본 후 하게 된 무서운? 상상 [9] disorder 2010.09.21 4715
118867 [듀나in] 노트북을 안 끄는게 노트북 수명에 크게 영향을 미치나요? [7] centrum 2014.09.15 4714
118866 여장남자, 고등학교 교실 털다. [10] 자본주의의돼지 2012.06.12 4714
118865 백화점 제품이 다른 곳 제품보다 질이 좋을까?? [23] 도야지 2012.02.17 4714
118864 도서관에서 온 충격과 공포의 문자 [12] 빠삐용 2012.02.16 4714
118863 호주산 쇠고기가 7천원밖에 안 해서 샀더니... [9] 01410 2010.08.11 4714
118862 김혜리 기자 인터뷰 중에 이런 대목이 있었죠. [7] 마르세리안 2010.07.18 4714
118861 [매우개인적인신상잡담] 여기가 아빠랑 엄마가 처음으로 만난 곳이란다 [53] 로이배티 2014.01.27 4713
118860 (듀나인) 라면 반개만 끓이고 보관할 수도 있겠죠? [9] 블랙북스 2012.05.20 471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