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어떻게 쓰세요?

2010.09.10 00:02

Apfel 조회 수:2603

저는 일기를 전혀 안썼습니다. 


그간의 삶이 매우 티미하게 살아서 뭐 쓸꺼리도 없었고 더구나 뭔가 써야겠단 생각을 못하고 지내왔거든요.


그러다 3년 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디 공책에 쓰면 (어머니와 동생이 소시적 제 연애편지를 까보면서 엔터테인먼트로 활용하셨던 기억 땜에) 싫고 그래서


싸이월드에 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기를 쓸때는 처음엔 짜증나고 성질나고 혹은 넌지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일들이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글들이었죠. 그러다 점점 내 내면으로 


다가가서 요즘엔 맨날 비밀글만 열심히 써제낍니다. 거기에 쓰다보니 참 나쁜짓도 많이 했다란 생각이 드네요.



나름 살면서 참 밍숭맹숭한 인생이다 싶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살다보니 이런 저런 후회하고 반성할일이 줄줄이 사탕으로 나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과연 일기란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합니다. 자기 정화? 반성과 속죄? 그냥 삶에 대한 기록?


아직 일기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할아버지께선 50여년동안 일기를 써오셨습니다. 막내고모가 초등학생 때부터 써오셨다니까 참 길게도 써오셨죠. 20대때 그런 모습 보면서 '왜 저런 일을 하실까'


싶었는데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가니 수첩에 어디에 일기를 쓰게 되더군요. 



오늘도 일기를 썼습니다. 


이런 저런 열폭도 아니고 분노도 아니고 짜증도 아니고 나 만을 위한 온전한 기록이었죠. 



오늘도 생각해봅니다. 나는 왜 일기를 쓰고 있는 걸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3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8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61
22 영화일기 10 : 테렌스 맬릭의 황무지, 타르코프스키의 잠입자, 키에슬로프스키의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2] 비밀의 청춘 2015.08.13 1030
21 영화일기 6 : 만덜레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호빗 다섯 군대의 전투, 쿼바디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7] 비밀의 청춘 2015.06.24 1203
20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꿈. [7] ACl 2011.10.31 1256
19 사라져버린 나의 일기에 대하여 [7] 이울진달 2011.12.05 1711
18 (D-83 디아블로3는 생활) 괴물강화 10레벨 3막에서 키대아 누님 만났다가 멘탈 붕괴된 이유는? [6] chobo 2012.09.27 1778
17 [사생활바낭 작렬] 살이 찌고 있어요.. [4] 가라 2011.09.20 1857
16 혹시 10년일기장 구매처 아시는분 있나요? [4] 마이센 2011.12.05 1964
15 새벽에 올려보는 케이티 홈즈.jpg [1] miho 2011.11.11 2037
14 흔히 말하는 나이살이라는거... [3] zaru 2011.02.22 2209
13 '차이나는 클라스' 다음주 예고 보다 깜놀! [3] soboo 2017.09.21 2246
12 (냐옹이사진) 어제 행방불명된 길냥이가 돌아왔어요. [5] rollbahn 2012.03.29 2321
11 첫사랑의 이미지, 혹은 노래 [12] 쥬디 2012.03.14 2360
10 <바낭낭낭> 오늘은 간짜장 [2] 유니스 2010.07.22 2479
9 일기는 일기장에 적어야 하지만 듀게에-_- [13] 러브귤 2012.03.21 2524
» 일기 어떻게 쓰세요? [9] Apfel 2010.09.10 2603
7 일드 <분기점의 그녀> (사진有) [3] miho 2011.11.14 2702
6 복이 굴러들어온 줄 알았는데 *으로 변한 이야기.. [8] Spitz 2012.07.13 3111
5 그녀에 대해 두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5] 뱅호란 2010.07.06 3429
4 이제 교회 신도도 오디션을 보고 뽑는군요 [10] 레드필 2012.12.31 3534
3 [고냥/잡담] 자고 자고 자고 또 자는 남매/ 신화방송, 탑밴드/ 일하기 싫어요 [15] Paul. 2012.05.13 379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