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바낭] 파보와 파산

2013.10.29 03:06

웬즈데이 조회 수:2412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것 같네요. 

거두절미하고, 2주전에 꼬물이 둘이 파보장염진단을 받았더랬습니다.

토하고 혈변에 식욕부진 물설사.. 100%였죠. 

전화로만 상황을 전해들은 저는 심각했지만 여지껏 키워낸 그 어떤 아이도 심각한, 그러니까 치사율이 90%에 이른다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험이 없으셨던 부모님께서는 배앓이를 좀 심하게 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병원에서도 일단 하루정도 경과를 보고 검사를 하자며 돌려보냈는데 아니나다를까 다음날 아이들은 침까지 흘려가며 축 늘어졌습니다.

놀란 부모님이 병원에 데려가셨고 검사결과는.. 

원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말에 격리입원실을 갖춘 동물병원으로 향했지만 하루 병원비가 17만원.. 게다가 두마리였지요. 

하지만 원장님의 배려로 보다 저렴한 가격에 5일간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원장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설명을 듣는내내 대화가 힘들 정도로 눈물을 쏟다가 한참만에 자리로 돌아와서는 맘 단단히 먹자고 다짐했습니다. 


3일째까지 차도가 없는가 싶더니 4일째부터 한 녀석씩 기운을 차리는 것 같더라구요. 

수액줄 갈아주는 수의사쌤을 물려고 달려들었다는 말에 죄송스러운 한편으로 아, 살았구나 싶어서 다행스럽더라구요.

매일같이 면회가셔서 기운내라고 응원해주고 너희 버리고 가는 거 아니라고 빨리 나아서 집에 가자고 토닥여주신 

어머니의 정성과 여러 지인들의 진심어린 염려와 걱정 덕분으로 무사히 5일째에 퇴원했습니다. 


가장 염려했던 전염은 다행히 없었네요. 열마리도 넘는 아이들 사이에 전염병이 돈다고 생각하니.. 재앙이 따로 없었죠. 

두 녀석 입원한 사이에 쓰던 물건은 소각하고 철저히 소독을 마쳤습니다. 아버지가 고생하셨어요. 


아직 갈비뼈가 앙상하지만 밥도 잘 먹고 예전처럼 잘 까불고 응아도 예쁘게 싸는 걸 보니 정말.. 

울고불고하던 게 언제였나 싶다가 요녀석들 포기했으면 어쩔뻔했나 싶고 그러네요. 

아무튼 한녀석은 큰일생기기 전에 분양이 되었고 나머지 둘 중 하나는 건강해지면 이웃집에서 데려가실 것 같습니다. 


파보에 걸렸던 아이들과 파산직전인 제 신용카드에 관한 바낭글이었는데 주절주절 길게도 떠들었네요. ^^;;;

건강해진 두 녀석 사진 가지고 조만간 기분 좋은 바낭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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