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더스트님의 신혼여행지 결정을 보고 문득 신혼여행으로 떠났던 발리가 생각나네요.

 

저는 결혼 전에 일에 치여 월화수목금금금+새벽까지 일을 했었고, 남편은 저 대신 웨딩플래너와 같이 결혼식을 준비했었죠.

마지막까지 신혼여행지 결정을 못해서 전전긍긍하던 찰나 웨딩플래너님이 그냥 여기 가시라구요. 여기 진짜 괜찮아요라고 해서 결정해버렸습니다. 발리로.

원래 여동생이 강력하게 밀던 여행지가 몰디브였고 저도 몰디브를 생각했었는데 남편이 휴가를 길게 낼 수가 없는 바람에....흑흑.

 

그래서 발리로 갔었고 최고급 리조트의 풀빌라에서 머물렀으나...아무 일도 없었어요.-_-

저희의 일상은 이랬습니다.

아침에 일어납니다. 아침 먹으러 슬슬 산책 겸 걸어갑니다. 아침을 거나하게 먹습니다.

다시 슬슬 걸어옵니다. 빌라에 도착합니다. 잡니다.

자다 일어나니 오후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줍니다. 마시면서 와이파이로 인터넷질을 합니다.

하다가 또 잡니다. 어느새 저녁....

억지로 일어나서 또 슬슬 걸어서 밥 먹으러 갑니다. 밥 먹고 다시 산책 겸 걸어옵니다.

반신욕을 하고 다시 책 좀 읽다 잡니다.

이걸 3일동안 했어요. 풀장도 제가 하루 밖에 못 들어가고 남편은 저 없이 무슨 재미로 들어가나며 안 들어갔습니다.

그야말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했던 신혼여행이었습니다.

 

남편은 발리에서 뭐 했는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련한 기억 밖에 없습니다. 시원한 곳에서 잤던 낮잠. 맛있었던 커피. 한밤중의 소나기

풀빌라 이용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었던 작은 정원 산책 등....

 

나중에 알고보니 풀빌라 전용 선베드도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나중에 다른 분의 블로그 후기를 보고 알았습니다.

저희가 갔던 리조트는 한국인들이 거의 안가는 곳이라 정보도 많이 없었고, 일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하던 직원들에 비해 저희는 영어도 못했거든요.

아..신혼여행 가서  새삼스레 침대의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가구 중에서 제가 돈을 가장 크게 썼던 것도 침대였죠.

좋은 침대는 사람을 하루종일 붙어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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