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모처럼 차도 안막히는데 아침부터 정말 화나는 일이 있어 듀숲에 털어놓습니다.

금방 펑할지도, 가족을 험담하는 건 제 얼굴에 침뱉기잖아요.

한 일주일 전쯤? 모 통신사의 가족묶어 인터넷 공짜로 신청하는 걸 진행하려고 했는데 저희 4가족 (엄마,아빠, 저, 동생) 모두 한 통신사인데, 엄마폰이 아빠명의로 되어있어서, 부득이하게 동생을 포함해 신청하게 되었어요.

동생은 커플요금인데, 그 요금은 신청이 안되어 바꿔야 한단 얘길 들었고, 동생에게 바꿔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커플요금이 아니어도 같은 통신사끼리 무료라서 커플요금도 굳이 필요없고, 심지어 두달후 약정이 끝나면 전화기를 바꾼다고 했었기에, 두달만 변경을 부탁하고, 두달치 전화비까지 내준다고 했지만, 귀찮다며 온갖 짜증을 내더라구요.

결국 신청은 못하게 됐고, 그 이후로 솔직히 좀 맘상했는데, 마침 회사도 바쁘고 해서 동생이랑 부딪힐 일도 없고 딱히 서로 말을 걸거나 할 일이 없었는데,

동생이 얼마전부터 제가 소개한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 부탁을 하기 직전에 제가 소개했었고, 뭐 사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제덕에 합격?해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면접 보는날도, 제가 면접전에 시간이 뜬다고 해서 커피도 한잔 사주고, 그 일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고, 물론 그 회사에 동생이 지원했으니 잘좀 봐달란 부탁도 했구요.

그 근처에 도착해 회사를 못찾아서 전화까지 왔길래 아주 친절히 위치까지 설명해줬고, 면접 끝나고 전화하라고 해서 어떻게 봤느냐 물어도 봤네요.

오늘 아침, 사건의 발달은 이겁니다.

제가 그 회사 일을 도와주는게 있어서 출근길에 작은 부탁을 했어요. 동생은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어서 내일은 출근은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전시회 티켓인데, 매표 부스가 있어서 거기다가 맡기기만 하면 되거든요.

매표소 어딘지 모른다, 그래서 그 바로 아래층에 있다고 설명까지 해줬는데, 오만상을 찌푸리며 당연히 싫다고 또 거절을 하는 겁니다.

엄마가 옆에서 들으시고, 뭐 저런걸 취직까지 시켜줬냐고 한마디 거드시고, 저는 그 전화요금 사건 이후로 다시는 동생에게 부탁같은 건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가, 잊어버린 제 자신이 한심스럽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생이 너무 원망스러운 거에요, 사실 그정도 부탁은 별로 안친한 남한테도 들어줄 수 있는거 아닌가요?

종이 두장, 자기가 가는 곳, 어차피 가는길에 이름만 말하고 맡기면 되는데, 다시는 동생에게 부탁같은건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면서도, 한편 동생이 너무 미운 마음이 들어 힘드네요.

사이 좋은 동생이나 형제자매를 보면, 항상 부럽고, 그러면서도 씁쓸합니다. 남보다도 못한 우리 사이가요.

곧 결혼하는데, 그 이후엔 정말 멀어질일만 남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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