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브루스 윌리스의 섹시함을 마음 속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아저씨니까요. 저는 아저씨를 좋아하는 취향이 아닙니다. 남들 다 멋있다고 하는 조지 클루니도 제 눈에는 주름 많은, 미소가 근사한 그냥 사람이에요. 최수종 같은 훈남 아저씨 계열, 혹은 제레미 아이언스 같은 미중년(??혹은 미노년??) 계열들을 그냥 개성이 멋진 나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잔인함을, 제가 은근 갖고 있답니다. 웬걸요, 비밀의 청춘이잖아요. 청춘은 모름지기 젊은 남자들을 좋아하는 법이니까요. 뭔가 써놓고 보니 언피씨한 글...일지도 모르겠네요. 허허. 요즘엔 세상에서 애인 빼고 잘 생긴 사람을 도통 모르겠지만, 그래도 애인까지보단 못해도 아 그 밑 수준에서는 노는구나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지요.

 

    어쨌든, 그래요. 브루스 윌리스는 저에게는 그냥 머리숱 적으신 아저씨였습니다. 별로야, 저 사람을 대체 왜 섹시하다는 거야? 사람들은 나이 많은 여자들에 대해서는 섹시하다고 평가해주는 것에는 야박하면서 남자에게는 관대해, 라는 말까지 지껄이며 궁시렁대었지요. 그 이유는 말한 것처럼, 제 눈에는 잘 생기지도 않은 아저씨였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브루스 윌리스가 제 마음에서는 같은 동급의 느낌이었답니다. 사실 제5원소 볼 때도 브루스 윌리스가 멋진 척 하면서 밀라 요보비치랑 러브러브 튀길 때 느끼해 죽는 줄 알았던 경험이 한몫 했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다이하드 4였나요. 다이하드 4에서부터 뭔가 저 사람에게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섹시함? 아니야, 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야 마는 경찰관의 뒷모습에는 든든한 남성적 매력이 있다, 이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막 씬씨티에서도 멋진 경찰관이야, 근데 진짜 이 아저씨는 멋진 경찰관 노릇은 대체 왜 이렇게 많이 하는 거야? 문라이즈 킹덤에서도 그렇고. 뭐 플래닛 테러 이런 데서도 연기력 발휘해주시고. 등등, 제가 보는 수많은 영화에 자꾸 노출되어 주시면서 저에게 어떤 긍정적인 인상을 심는데 성공한 것이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 이 무서운 사람. 무려 55년 생이... (이 사람, 필모 뒤져보면 정말 좋은 데에는 많이 나오기도 했지요.)

 

   결국 제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듯 브루스 윌리스를 인정하기로 마음 먹은 장면은 펄프 픽션이었습니다. 펄프 픽션에서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랑 쪽쪽거리는 장면이 그냥 이건 뭐야, 이건 내가 보던 장면들 중에서 가장 야하잖아, 아 므흣해, 내가 브루스 윌리스에 넘어갔어 ㅠㅠ 이렇게 된 겁니다.

 

...

 

 

    그러므로 제가 어제 문라이즈 킹덤을 보며 나이 많이 잡수신 티는 많이 나셔도 영락없이 근사한 경찰관 노릇하시는 브루스 윌리스를 보며 마음이 훈훈해질 수밖에요. 그런데 이 아저씨 지금 와이프가 무려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 출신!!! 나이가 대체 몇 살 아랜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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