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베르 역 배우가 노래를 참 못 부른다더라 하는 소문, 팡틴의 꿈 노래가 대단하더라 하는 칭찬만 듣고 봤어요.

소문과 칭찬이 맞더군요. 이 자베르가 그 자베르가 아니었다는 느낌이 정말 강하더라고요.

아마도 10주년, 25주년 기념 공연의 자베르가 보여준 강한 모습을 기억 하기 때문이겠지만,

Stars를 무슨 세레나데 부르듯 불러서 안타깝기도 하고, One day more에서 혼자 어색하게 튀는 목소리에 그만, 아이고... 

장 발장 역의 배우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장 발장을 보여준 거겠지 하는 마음이었고요. 


다만 마리우스와 코제트 역할을 한 배우는 훌륭하더군요. 마리우스 역 배우는 마릴린 먼로 영화에서 보여준 그 수줍은 청년이

이런 역할에도 잘 어울리는 구나, 게다가 노래도 잘 부르네, Empty chair, empty table이 괜찮은 노래구나 깨닫게 해줬고요,

코제트 역 배우도 노래 참 잘하더군요. 

아쉬운 건, 이 두 사람이 중심이 되어 전개되는 이야기는 제게 주요 스토리가 끝난 후의 에필로그 같은 느낌이 강해서요. 

삼국지로 따지자면 제갈량 사후, 이 영화에서는 자베르의 사후. ;;;


초반의 장 발장과 자베르의 노래에 허걱, 기대 이하로구나 실망하던 순간 영화에 확 몰입하게 만들어준 순간은

10주년 공연의 장 발장이 신부님으로 등장한 순간이었어요. 부드럽고 위로하는 목소리로 장 발장에게 하룻밤의 휴식을

권하는 그 장면, 그리고 나중에 장 발장이 참회하며 울부짖는 것으로 넘어가는 장면 덕분에 이 영화가 살았다고 봅니다. 

뭐.. 아마도 팬심이 좀 들어간 평가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10주년 장 발장 아저씨 (이제 할아버지) 배우의 이름 (Colm Wilkinson)도 몰랐거든요. 

생각난김에 이 분 목소리로 Who am I와 Bring him home을 다시 들어봐야 겠습니다. 


팡틴의 짧고도 강렬한 등장과 퇴장, 에포닌의 애절한 사랑, 바리케이트 씬 등 몇 가지 이야기가 긴 영화를 더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줬고요.

자베르의 죽음까지 가면서 절정으로 치달아야 했는데 그게... 참. 

러셀 크로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이 사람은 노래보단 그냥 대사를 하는 편이 나았겠구나 싶더군요. 

아무튼 장 발장과 자베르 빼고는 기대 이상의 연기와 노래를 해주었고, 뮤지컬에 참으로 충실하게 만들었구나 하는 인상이었어요 제겐. 

뮤지컬 배우들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요.

영화 캐스팅 전에 이 뮤지컬 팬들이 누가누가 좋을지 이런저런 공상을 하면서 즐거워 했을 거란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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