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의 생일 선물

2012.12.18 00:30

칼리토 조회 수: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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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있으면 제 생일입니다. 지난주에 처가에 갔더니 장모님이 잠깐 나가자고 하시더군요. 아는 사람이 하는 등산용품점이라고 거위털 잠바를 사주신다길래 별로 입을 일도 없고 너무 가격도 부담스러워서 차라리 등산화를 하나 골라주십시 부탁을 드렸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등산에 재미를 붙였는데 아직 쓸만한 등산화는 없어서요.

 

그래서 고맙게 받아온 것이 저위의 사진과 같은 캠프라인의 써니사이드2라는 모델입니다.(사진은 불펌) 고어텍스가 들어간 경등산화인데 주말에 산을타는 저같은 초보에게는 과분할 정도로 좋은 신발이죠.

 

아내가 둘째 낳고 산후조리를 하고 있으니 고생하시는 장모님께 제가 뭐라도 해드려야 하는데 요즘 벌이가 시원찮아서 사위가 기운이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안챙기시던 생일 선물까지 챙겨주십니다. 뭐랄까, 기쁘기도 하고 감동받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좀 많이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첫아이를 키우며 합가해서 저희 와이프는 시부모를 모시고 삽니다. 그것만으로도 요즘 세상에 칭찬받을만한 일이고 평소에 처갓집에 자주 연락하거나 살갑게 챙기는 성격도 아닌 저를 보며 와이프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을텐데 장모님께 제 생일이라고 귀띔을 넣은 건 분명 아내겠지요. 살면서 잘해주려는 마음만 있고 그걸 챙기면서 살려고 노력만 하지 실상은 헛똑똑이 공부하는 것 마냥 실속없는 남편일텐데 그래도 이래저래 챙겨주는 마음에 가슴이 찡합니다.

 

글피면 아내가 허락해준 큰애와의 여행을 떠납니다. 심심해 하는 큰애와 근질근질해하는 저를 보고 한달전부터 얘기했던 행사지요. 일본에서 큰애와 일주일을 보내고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아직 앞가림 못하는 아이를 데리고 무슨 여행이냐, 그런거 기억도 못하는 돈낭비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이는 아빠와 보낸 시간을 아마도 조금은 기억하지 않을까요? 여행 좋아하는 부모를 만난탓에 기억은 못하겠지만 네살짜리 장남에겐 이게 벌써 네번째 일본행입니다.

 

날씨도 춥고 길도 미끄러울테니 장모님이 사주신 등산화 신고 무사히 다녀올 생각입니다. 돌아올때는 좋아하실만한 작은 선물이라도 사서 말이죠. 혹한기 오사카 극기훈련이라고 이름붙인 아이와의 여행에서 많은 추억 남기고 무사히 돌아오면 사진 곁들인 후기도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

 

투표가 내일모레로 다가왔네요. 다들 신중하게 선택하셔서 미래를 위한 한표 행사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밤 되시고 행복한 꿈들 꾸시길. 요즘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하루하루입니다.(물론 배터지게 먹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만.. 오사카 여행도 먹으려고 간다는 소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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