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집권이 두려운 이유

2012.11.21 02:42

bankertrust 조회 수:5369

1. 몇 번을 반복해서 쓴 내용이라 식상하실 수 있겠지만,  어떤 인간이 어떤 집단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는 이익이 앞에 있을 때 나,또는 우리를 객관화시킬 능력이  있는가?  그리고 그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 무엇인가? 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지만 자신의 이익이 걸려있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히 음험한 사람들은 더욱), 아주 나이스해  보입니다.   매주일마다 몇년을 또는 몇십년을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약대가 바늘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우니  저 하늘에 양식을 쌓으라고" 설교를 하시던 목사님께서 어느 날 주식투자하다 손실난 자기 돈 수억원을 메꾸려고 교회재산에 돈을 댔다가 구속되셨다면,  이 목사님은 100번을 잘하다 한번 실수한 걸까요?  아니면 원래 돈을 좋아하셨던걸까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모르긴 모르지만 아마 목사님이 한번 실수하셨다고 생각하시면서 쉴드치는 교인도 일부 있었을 겁니다.)

 

2. 제가 지난 번 글에서 안철수로 "단일화 된다면 박근혜를 찍겠다"는 언급이 많은 분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제가 댓글을 의미가 모호하게 달아서 그랬겠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박근혜의 집권은 우리 사회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한 일이고,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이것은 말할 가치조차 없는 명제일 겁니다.  박근혜 아빠에 대한 얘기는 접어두고라도 박근혜는 우리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고, 그의 정치적 레토릭(경제민주화, 사회복지강화 등)을 실현할 능력과 의지가 전혀 없어보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안철수로 단일화가 된다면 박근혜를 찍겠다는 언급을 한 것은 그냥 감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혹은 내가 좋아하는 문재인으로 단일화가 안되었으니 깽판을 치겠다는 생각은 더욱이나 결코 아닙니다.  정몽준은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최악의 정치인중 한명이지만  2002년을 돌이켜 만일 정몽준이 여론조사에서 이겨 정몽준으로 단일화되었을 때, 노무현이 정몽준처럼 막판에 판을 깨거나, 단일화에 불복을 했다면 전 노무현을 개자식이라고 욕하면서 나중에 그가 어떤 주장 어떤 소리를 하던 첫번째로 배제해야할 정치인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4. 같은 기준으로 단일 대통령 후보란 이익 앞에 행동하는 안철수는 아무리 봐도 문재인과 단일화를 할 것이 아니라 박근혜 아니 정확하게는 (출마할일은 없겠지만)이명박과 단일화를 했어야 할 인물로 보입니다. 단일화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자와 하는 것인데 그의 가치관이 현재로서는 자꾸 가카와 제일 닮아 보입니다. 현실정치에 대한 그의 인식수준, 독선, 이중잣대, 후안무치함과 꼼수등의 행태가 둘이 너무 흡사합니다.  성급할 수는 있으나 저의 판단은 안철수가 이런 독선과 식견부족,후안무치와 꼼수에 꼼수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 어찌어찌 집권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장기적으로 한국사회 전체적으로 감당이 안될 재앙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5. 지금같은 안철수의 사고방식으로 집권을 그것도 의회의 도움이 전혀 없이 집권을 했을 경우,  후안무치함과 독선으로 분명 실패와 비판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안철수의 실패는 단순히 악정이 5년이 지속된다는 것과는 의미가 상당히 다릅니다. 

 1) 안철수의 실패는 교체된 정권의 실패입니다.   즉 일반국민들에게는 현 야권의 실패로 간주되기 쉽고 이후에는 거의 100%에 가까운 확율로 다시 한나라당의 집권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즉 한나라당은 아니지만 한나라당과 내용상 별 차이없는 정부를 MB포함 15년을 겪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 국회의원 1명(철새 한마리)으로 집권한 안철수는 분명 정계개편을 시도할 겁니다.  다음 총선까지는 3년이 넘게 남았으니까요.  아마 비문계열의 정통 구태 민주당의원들(김한길계보 등)과 범 친이 계열이 혼합된 정체성 이상한 제삼의 정당이 되거나, 민주당에서 친노계열을 솎아낸후 접수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집요하게 이해찬을 떨구려고 한 점, 정말 우연찮게 비문계열 의원 30명에게 안철수가 전화를 한 것 등에서 이 부분은 짐작이 어렵지 않습니다.(혹시 안철수가 이 사람들에게 안부전화 올린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겠죠. 설사 안부만 물어봤어도, 그 안부에 담긴 생각을 못읽을 정도의 고지식한 국회의원은 상상이 안됩니다.)

 

어느 상황에 해당하던 현 야권은 매우 무력해 질 것이고 경우에 따라 피아 인식이 불분명한 정국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불행히도 박근혜가 집권한다면 그 집권 기간은 매우 힘들겠으나 현 야권은 그대로 보존되어 어찌어찌 다음 대선에선 대안을 만들고 그리고 실패한 정권 10년이라면 적어도 다음 대선은 분명히 승리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정권교체가 가능할 거란 희망은 MB의 실정이 가장 중요한 원인인 것처럼요.

 

그러나 2)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현 여권의 악정이 계속 지속되더라도 대안이 없어 계속 한나라의 집권이 이어지는 불행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바로 우리에게는 그런 사례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일본.   자민당이 암만 삽질을 해도 교체할 정치세력이 없어 불황이 30년이 지속되어야 정권이 교체되는 나라.

 

6. 위의 저의 생각은 그냥 듣보잡의 소설이겠으나, 전혀 가능성이 없는 허무맹랑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정말 형량할 수 없는 Chaos이고 새롭고 좋은 질서를 태동시킬 가능성보다는 일본같은 지옥도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없진 않다(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질을 생각하면 쉬운 건 아니지만)는 점에서 저는 안철수의 집권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그렇게 반드시 된다는 속단이 아니라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7. 안철수에 대한 저의 평가는 너무나 야박하고 너무나 이른 속단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인 불안과 우려까지도 하게 하는 것은 이익을 앞에둔 그의 모호한 태도와 한계를 모르는 후안무치함에서 비롯됩니다.   안철수가 박근혜보다 나은 정치인이라는 건 그의 "한나라당의 정권확대를 반대한다"는 선언하나뿐입니다.  그 선언을 위해 그는 어떤 이익도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이 그 과업을 위해 투자한 것도 전혀 없습니다. 앞으로도 정치적 이익만 뽑아먹고 튀어버리지 않는다는 판단의 근거는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8 어차피 이번 선거에서 유력 3후보의 공약차이는 과거에 비해 현격히 수렴해 있습니다.   한나라당 후보까지도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슬로건으로 하는 선거입니다.  아까 게시물에서도 공약상으로는 자신과 박근혜가 가장 겹쳐서 놀랐다는 분들이 계실만큼.  결국 후보의 차이는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얼마나 진지하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진할 능력과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 뿐입니다.   이상과 같은 기우는 너무 극단적일지 모르나, 안철수가 그동안 취했던 정치적 행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논리적으로 비약이 큰 추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슬픈 예감이 제발 틀리기를 바랍니다.

 

9. 2005년 노무현까기가 국민스포츠(이 게시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였을 떄, "나는 노무현을 좋하한다 그리고 존경한다"는 글도 용감하게(물론 엄청나게 두들겨 맞았습니다.)쓴 노빠가 "원래 박근혜"지지자로 아웃팅까지 되는군요.   네 박근혜는 저의 대학 선배입니다만 박근혜를 (박근혜건 이명박이건 김영삼이건 이회창이건) 긍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혹시 게시판에 저를 아는 직장 대학동문선배가 있을까봐 걱정까지 되는군요. 회사에서 장난아닙니다)

 

10. 이런 골수 노빠가 그런 오해를 받는 건 글도 못쓰는 놈이 괜히 나대고 끄적거리니 그렇겠지만 통진당이나 안철수나 우리나라의 유력 대안정치세력의 수준이 한나라보다도 못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는 슬픈 현실이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겁니다.   안철수는 제발 국민타령 그만하고 자기 생각이 뭔지나 보여줬으면 좋겠구요. 암튼 저는 , 안철수로 단일화되면 투표를 안할 생각이지만,  리스크를 두려워하는 소심한 은행원이라 저의 시나리오가 걱정이 되서 혹시 안철수가 되면 어떻하지. 박근혜에게 투표를 해야하는 거 아냐? 하는 고민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박근혜를 찍겠다는 얘기"로 나왔습니다.  기업 IR이 매우 부실하고 지배구조가 이상한 회사는 은행원의 눈엔 다 부실회사라는 가정하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처럼요.

 

PS. 정동영이 FTA도 반성하고 힘든 강남에도 출마하고, 진보적인 행보를 취하니 좋은 정치인이란 판단은 정동영이 자기의 정치적 이익이 걸린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 지 보시고 해도 됩니다. 정동영은 2008년 총선에는 뉴타운이 공약이고 2009년에 자기 지분이 흔들릴 것 같으니 그렇게 욕을 먹고도 덕진으로 도망가서 출마하는등  정치적 이익에는 매우 유연하시다는 일관된 스탠스를 보이고 계십니다.   게다가 탈락 확정 지역 출마는 노무현 이래로 코스프레지 진정한 정치적 희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조순형도 대구출마로 한번 코스프레를 하셨고.  삐딱한 저의 눈에는 정치적 갈림길에선 냅다 원래하던 대로 할 걸로 보입니다.  사람은 다 똑같고 사람의 특징은 잘 않바뀐다는 겁니다. 게다가 50이 넘어 60넘은 사람은.  예외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저의 편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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