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마침내 끝냈습니다.

사실 책으로 읽은 건 아니고요 오디오북으로 듣기만 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도저히 엄두가 안 나던 차에 공짜;;로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를 발견하고 얼른 다운 받았죠.

(librivox라고 듀게에도 몇 주 전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매일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좀 있어서 주로 그때 들었고요, 사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지금...

중요한 건 오늘 드디어 끝났다는 거 겠죠^_^


정말 재밌게 들었습니다. 정말 정말 저어어어엉말..... 재밌었어요.

듣는 동안 버스에서 키득거리거나 간혹 눈물이 찔끔 나서 곤란할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길지만 즐거웠던 여정의 끝이라는 생각에 특히 더 오랫동안 코 끝이 찡했네요.


저는 찰스 디킨스가 쓰는 착한 사람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무척 사랑합니다.


위대한 유산을 내 생애 가장 아끼는 소설이라고 인정하게 된 것은 주인공에게 매우 쌀쌀맞게 굴지만

치매에 걸린 자신의 아버지에게는 더 할 수 없이 다정하던 변호사 (오래전에 읽어서 확실치 않습니다;)의 공이 매우 큽니다. 

그럭저럭 재밌게 읽다가 저 변호사의 이중적인 면이 밝혀지는 부분에서 뙇 하고 제 안의 취향 스위치가 켜져 버렸죠.

다들 소설이든 만화든 영화든 그런 경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황폐한 집을 듣는 동안 그 스위치가 수도 없이 켜지는 바람에

오늘부로 제가 가장 아끼는 소설에서 위대한 유산이 한 단계 내려가게 됐네요. 씨유 레이터, 핍!


앞으로 디킨스의 또 다른 책을 (팟캐스트로;;) 도전해 보고 싶은데 혹시 추천해주실 작품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아마도 데이빗 코퍼필드 아니면 작은 도릿 중 하나를 고를 것 같은데 둘 다 결고 짧지 않은 이야기라 쉽게 결정을 못 하겠어요.

참고로 두 도시 이야기와 올드 큐리오시티 샵은 벌써 읽었습니다.

전자는 그냥 그랬고 후자는 읽은 뒤 후회했어요.

올리버 트위스트는 영화로 많이 봐서 딱히 끌리지 않고 크리스마스 캐롤은.. 어릴 적에 스쿠루지 역으로 연기도 해봤다능.. 쿨럭..


끝으로,

이토록 근사한 책에 전혀 걸맞지 않는 엉망의 감상기라 많이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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