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봄을 기다립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봄의 야구장, 봄의 동물원, 봄의 남산길, 봄의 수영장 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모든 것들이 꽁꽁 얼어붙으니까 저도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일을 하고

 기다려지는 것들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냅니다

 

 또 다른 것으로는

 얼마 전 끝낸 일에 대한 고료와 새로 시작한 일의 계약금 입금을 기다립니다

 새학기에 만나게 될 새로운 학생들을 기다리고

 베트남에 있는 친한 동생을 만나 베트남의 재래시장들을 돌아다닐 날들을 기다리고

 어제 친한 피디님에게 보낸 메일에 대한 답신을 기다립니다 

  

 어제는 제가 밥그릇을 던져서 깨는 꿈을 두번이나 꿨지요

 

 저는 꿈을 꾸고 난 뒤 그게 참 좋은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 뭔가 낡은 것을 깨버리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게 된다는 예지몽이라 생각했거든요 ) 

 검색해보니 별로 좋지 않은 꿈이라고 하네요

 

 방금 다시 어제 메일에 담은 내용을 검토해보니

 피디님에게 제가 바라는 답신이 올지 잘 모르겠군요

 

 어쩐지 의기소침해지네요

 

 저는 돈을 내고 점을 본 적은 한번도 없지만

 꿈을 많이 꾸는 편이라서 해몽사이트를 자주 검색하곤 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인상적인 꿈을 꾸고 나면 대개 길몽으로 좋은 일들이 생기곤 하더군요

 

 뭐 미신이라면 미신이겠지요 여러분은 해몽을 믿으시나요?

 

 그리고 여러분은 지금 삶에서 가장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가요?

 

 기다리던 것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희열도 좋지만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무언가 기다려지는 것이 있다는 이 마음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무언가 기다려지는 것을 떠올리며

 적당한 설레임과 적당한 담담함으로

 오늘을 살 수 있다는 것

 

 행복을 늘 무정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딱 그만큼이 최상의 행복이라고 여겨집니다  

 ( 그래도 또 살다보면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겠지만요 )

 

 오십년 후에도 무언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살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오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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