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투덜거리려고 쓰는거라, 읽는 사람 입장에선 다소 철없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만 부각시킨거니 너무 뭐라고 하진 말아주세요. ^^;;)

 

 

4년차 커플입니다.

 

올 해 크리스마스엔 뭐할까란 주제로 얘길하다가, 제가 남자친구에게 당신은 도대체 이런 날 하는게 뭐있냐라고 얘기했더니 남자친구가 발끈하면서 본인도 한 거 많다길래 그 동안의 크리스마스를 따져봤더니 이 인간, 정말 한 게 아무것도 없는거예요.

저도 그동안 자각하지 못 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너무 슬퍼졌어요. ㅠㅠㅠㅠ

 

첫번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에 친구의 조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친구한테 큰 일이 있으니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발인이 26일이니 25일에 가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건 저 뿐이었나 봅니다. ㅜㅜ

다른 친구들이 이브 밤에 가자고 그런다고 그래서 저녁먹고 사케 한 잔 간단히 하고 9시쯤에 곱게 보내드립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데이트도 제대로 못 한 고, 선물도 못 받은 게 억울하더라고요. (저는 책이랑 CD 선물함)

뭔가 낭만이라곤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그 다음부턴 최소한의 선물이라도 달라고 요구합니다.

 

(혹시나해서 덧붙이자면, 저도 뭐 거창한 이벤트 바라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오글거려서 싫어하는 편입니다. 그런 날 사람많은 번화가에 가서 사람들에 치이는 것도 싫어하고요. 그래도 날이 날이니만큼 평소보다는 좀 더 들 뜬 분위기로 데이트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 그리고 사실 첫번째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았는데, 두세번째 크리스마스가 더 얄미웠어요. 흥!)

 

두번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전에 제가 모 가수의 콘서트를 예매해서 보러 갔는데, 당시 남자친구 회사가 늦게 끝나서 콘서트 보러 가는 길에 저녁은 김밥으로 대충 때웠던 것 같습니다.

뭐 사실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라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분위기 좋게 콘서트 잘 보고 나와서, 남자친구가 '이제 뭐할까?' 합디다.

그럼 너 콘서트 끝나고 뭐 할지 아무런 계획이 없었던거냐? 콘서트도 내가 보여줬는데 그 정도 계획 세우는 건 예의 아님묘? -_-

라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시간도 늦었으니 (당시 10시 정도. 저는 12시에는 집에 들어가야함..^^;) 커피나 마시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탐앤탐스에 가서 커피마시고 헤어졌습니다. 끗-

 

세번째 크리스마스 (작년)

작년 크리스마스 전후로 정말 엄청 엄청 추웠죠.

게다가 3년차 커플이다 보니, 오히려 그런 날 밖에서 데이트하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그 날은 그냥 케잌이랑 와인 사서 티비로 영화나 보면서 놀기로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워낙 추위를 많이 타기도 하고,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 계획엔 아무런 불만도 없었어요.

근데 크리스마스 케잌은 미리 예약해야하잖아요. 왠지 파***트 케잌은 싫잖아요. ㅜㅜ

역시나 케잌이 어디가 괜찮더라, 뭐 이런 정보 알아볼 생각도 안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그 추운 이브날(정말 어마어마하게 추웠죠), 혼자서 케잌 찾으러 명동에 갔다가 또 와인 두 병 사서 돌아다니니 장갑도 안 낀 손은 시퍼래지고...ㅜㅜㅜㅜ

그러다 남자친구는 5시쯤에 일 끝나고 왔죠.

맞아요, 제가 더 시간이 맞으니까 미리 찾아놓고 와인도 사고 그러는게 당연한 건 아는데, 그러면 미리 뭐 케잌이라도 알아봐 주든가... 그냥 너무나도 당연하게 제가 알아보고 제가 예약하고 남자친구는 준비 하나도 안 하는 게 너무 얄미웠어요.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전 이 일들을 다 잊고 있었더라고요. ㅋㅋㅋ

어제 남자친구가 '나도 한 거 많다!!!!'고 항변하길래 따져봤더니 진짜 이 인간 한 게 아무것도 없는 거에요.

 

어제도 이 얘기가 왜 나왔냐면, 올해에는 제가 보고 싶었던 연극이 있어서 미리  예매해 놓았고(당연히 제가), 그 다음에 어느 뷔페에 가기로 했었어요.

둘다 좋아하는 곳인데, 평소에는 가기가 가격면에서 살짝 부담스러워서 못 가다가, 크리스마스에 어느 정도 분위기 있다는 데는 다들 가격을 올리니 차라리 여기로 가자 했죠.

그런데 저보고 예약하라네요?

그래 누가 예약하는거 중요한 건 아닌데, 나도 그건 아는데, 그래도 내가 연극도 예매해 놓았고 그랬으면 빈 말이라도 식당은 내가 얘기할게라고 하면 어디가 덧나냐. 너는 전화기가 없냐 컴퓨터가 없냐....

라는 생각은 또 고이 접어두고 토요일에 제가 예약 전화를 했습죠.

그런데 이미 예약이 다 찼대요. -_- 남자친구한테 그렇게 전하니 그제서야 '아, 내가 미리 전화해볼걸' 요럽니다. -_-

아무튼 생각해보니 짜증이 확 올라와서, 연극보고 나서 뭐 할지는 남자친구보고 다 정하라고 했는데... 뭐 크리스마스 덤탱이를 쓰든 말든 그냥 알아서 하게 냅둬야 겠어요.

 

 

 

 

너무 남자친구 욕을 많이해서 ㅋㅋㅋ 좀 변명을 대신해서 해보자면, 저한테 잘 해주고 착하지만 남중, 남고, 공대 테크를 타서 그런지 조금 센스가 부족한 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가르치고 그러면 그 다음에 고치려고 노력은 하는데, 음.... 아직은 전 마음에 안 드네요. ㅎㅎㅎㅎ

그리고 저보고 예약하라고 막 시킬대 얄밉거나 그러진 않아요. 제가 좀 얄미운 캐릭터로 만든 듯...

그냥 자기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잘 안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래요. ^^;;

그래도 평소 데이트 할 때 항상 저런 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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