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별로 열심히 사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뭘 쟁취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가장 횟수가 잦았던 것은 학교다닐 때 수강신청이었는데, 취향이 마이너해서 그런지 그닥 박터지는 경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1학년때는 철없이 선배들 말 듣고 수강신청 전날에 PC실 앞에 가방으로 자리 맡아두고(아 옛날이여. 당시엔 인터넷 신청이 아니라 교내 특정 장소에서 해야했어요 ㅎㅎ) 밤새 놀다가 새벽에 와서 신청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치열하게 신청한 과목들이 별로 소용이 없더군요. 부끄럽지만 그런 과목들이 대개 실력있는 교수님의 명강의가 아니라 학점을 잘 준다고 소문난 과목들이었는데, 결과가 별로 신통치 않았거든요. "저 교수님은 족보에서 똑같이 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치열하게 수강신청하고 족보를 구해서 공부했는데 족보가 A4 용지에 깨알만한 글씨로 10장 분량이라거나. 어지간한 과목은 굳이 족보가 아니더라도 10장 분량을 외우면 원래 학점 잘 나오던데... ㅡㅡ;

 

그 이후에는...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갈 때. 4개 영화를 예매하려고 했는데, 여러 번의 다운을 거쳐 2개 성공, 2개는 실패하고 다른 영화로 대체했던 경험이 있네요. 그 후로는 기억에 없어요. 겁내 인기있다는 뮤지컬이나 콘서트에 가고싶었던 적이 없어서요. 근데 간만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 번 보려고 하는데 이거 안되네요. 오늘 두시에 지마켓에서 예매를 시작했는데, 2시 전부터 클릭 클릭 클릭 하고 있었습니다만 계속 "아직 아님" 이라고 뜨다가 드디어 접한 메시지가 "예매 가능 인원 초과. 다음에 하세요." 그리고 그 메시지를 두 시간째 보고 있어요. 아마 지금 접속이 되더라도 주요 좌석은 다 팔리고 없겠죠.

 

근데 제가 기술적으로 잘 모릅니다만... 이렇게 되면 접속이 되고 말고는 그냥 복불복인가요? 먼저 접속 시도한 사람에게 특별히 프리미엄이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말이죠. 수많은 사람들이 광클릭 하고 있으면 마침 빈 자리가 있었던 0.01초에 클릭한 그 사람만 접속되고 나머지는 실패하는 식인가요? 만약 그런 식이라면 대기표는 구현이 불가능한걸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접속 시도하면 "접속 인원 초과됨. 당신의 현재 순위는 100번째." 라고 뜨고, 한 명씩 아웃될 때마다 99, 98, 97로 줄어들며 기다리는 식으로. 어쨌건 먼저 접속 시도한 사람이 이익을 보도록 말이죠.

 

기술적으로 어려워서 안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게 별로 옳은 방법이 아니라서 안하는 걸까요, 아니면 이러나 저러나 다 팔리면 벌어들이는 돈은 똑같으니 그냥 귀찮은 걸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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