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30 19:37
모든 소설이 적당히 읽기 편한게 아니듯이, 철학책도 항상 난해한건 아니죠.
난해하지 않는 쪽도 많습니다.
데이비드 흄도 난해한 쪽 철학이 싫었는지,
“예를 들어, 만약 우리가 신학이나 강단 형이상학에 관한 어떤 책을 손에 쥐고 있다면, 자 이제 물어보자. 그것은 양이나 수에 관한 추상적 추론을 포함하는가? 아니다. 그것은 사실과 존재에 관한 실험적인 추론을 포함하는가? 역시 아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불 속에 집어 던져라. 왜냐하면 그것은 궤변과 환상 이외에는 아무 내용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흄의 말은 그 당시에만 국한된건 아니고, 지금도 어느정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촘스키도 프랑스철학을 엄청 깐 적이 있죠. umc 식으로 말하면
"모두가 자신은 뭔가를 할수 있을거라 믿지만
형체나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헛소리 개소리들 뿐"
그렇다고 해서 요새의 대륙철학에 대해서 사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뭔가 생각하려면 이해해야 되는데
이해하지 못하면서 판단할 수는 없으니까요. 난해한 소설을 보고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존중은 하는 그런 정도입니다.
얘기가 돌아가는데,
서양철학은 소설로 봐도 무방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도 소설처럼 읽을 수 있죠.
매일 다음 아고라에서 키보드배틀 하면서 노는듯한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인 얘기죠.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소설이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읽고 나면 뭔가를 느낀듯한 그런 산만한 소설입니다.
물론, 철학책이 다 이런것도 아니고, 소설처럼 읽기는 무리인것도 있죠.
하지만, 철학을 픽션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세계관을 갖가지 철학이 말하고 있는데, 어느 쪽이 맞다고 말하기는 힘들죠.
그렇게 말하면 모든 학문이 픽션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학문은 왠지 표준화의 경향이 있어보이는데
철학에선 각자 다양한 글쓰기 스타일과 내용이 있죠.
철학자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고 어휘를 만들어내고,
그것에 맞는 구성을 시도합니다.
여러가지 구성으로 생각을 써보다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걸 선택하죠.
어찌보면 소설가랑 유사한것 같습니다.
말해지기 어려운 것들이 철학이나 소설에서 중요한 주제가 되는 것도 닮은 점이겠죠.
뭐, 대충 말한거지만요 ㅎㅎ
아무튼, 철학책에서 접하는 문장들은 재밌습니다.
제가 그 문장들을 이해 못하는게 문제이긴 하고, 번역상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이미 알고있는 단어들로 이루어진 난해한 문장을 보면 재밌습니다.
천천히 읽게 하는 문장들이라서 차분히 읽고 있으면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ㅎㅎ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긴 합니다. 심심해서 읽는거니까요.
2011.09.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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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3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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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1 00:55
2011.10.01 08:40
궤변과 환상이 틀림없어요 쓴사람 같이 억지로 생각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