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애니 잡담

2011.09.16 19:46

nomppi 조회 수:1156

옛날 옛적(?)에 제트소년(또는 제타소년) 마르스란 만화가 있었습니다.

아마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텐데 간단히 말하면 아톰의 자매품 또는 짭(...)입니다.

아톰하고 너무 닮아서 무슨 연계설정(아톰의 동생이라든가,후손이라든가등등등)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딱히 없고

그냥 데츠카 오사무가 기존 캐릭터+다른 스토리로 만든 작품이라 하더군요.

 

아무튼 지금 기억나는 거라곤 한국어판 주제가하고 에피소드 하나 뿐인데, 이 에피소드가 준 임팩트가 어린 시절 너무 강렬해서

꽤 오랫동안 엉뚱한 오해를 했었어요.

 

지중해 터키 아랫쪽에 키프로스란 섬 나라가 있는 걸 아실텐데 저는 오랫동안 이 나라를 지구상 최악의 무시무시한 독재국가라고 생각했거든요.

 

에피소드는 이러합니다.

 

주인공 마르스가 키프로스란 독재국가에 가게 되는데, 그곳은 대통령 또는 총통에 해당하는 국가지도자가 로봇입니다.

국민들은 물론 인간이지만, 비인간적인 국가시험이라는 제도를 치러야 해요.

우선 태어난 아이들은 영아 때 국가에서 실시하는 IQ테스트를 치러야 하고 측정결과 기준치에 미달되면 아이들은 가스실(...)로 보내집니다.

그리고 그 시험을 통과해 살아남은 인간들은 일정 나이대가 지날 때마다 국가시험을 치러야 하고 통과하지 못하면 역시 죽습니다.

사람들은 불안과 긴장을 안고 살아가고, 지금까진 시험에 통과했던 한 가장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고 가족을 두고 죽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우수한 인간만이 살 권리가 있다는 극단적인 사상이죠.

 

그런데 우리 주인공 마르스는 그 사실을 몰라요. 그 국가는 외국에서 보면 질서정연한 선진국가이고, 그 지도자도 훌륭한 지도자라고 해서

초청받아 시찰을 통해 좋은 면만 보고 호의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마르스의 상대로 나오는 한 남자는 그 사실을 알고 그 지도자를 암살하기 위해서 기회를 노리는데, 로봇 지도자의 몸속에 가공할

폭탄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마르스-로봇독재자가 핵방어시설같은 밀폐된 방에 들어가는 기회밖에 없다 생각하여 그 기회를 노려 공격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몰랐던 마르스는 남자의 공격을 막아내서 결과적으로 암살은 실패하죠.

 

나중에 남자로부터 모든 사실을 듣게 된 마르스가 분노하여 로봇 독재자를 처치하러 가는데

당신에게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붓글씨로 쓴 "心"이라는 글자를 보여줍니다.

 

뭐 대충 이런 에피소드인데,  어찌보면 나치즘, 어찌보면 스파르타를 떠올리게 하는 국가주도의 우수인간걸러내기라는 게 좀 쇼킹했었고

그 당시 제가 이름만 들어 알고 있던 키프로스란 나라에 그런 두려움이 쏠리더군요. 지금같이 인터넷이 있던 시절도 아니니 그 나라의 자세한 역사는

알 수 없지만, 뭐 대충 그 비슷한 역사적 사건이 있었던 나라지 않겠는가 그것에 대한 비유가 아닐까 그렇게 지레짐작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니 키프로스란 나라의 역사에서는 그 비슷한 사건이 없음을 알게 되었고,

애니에서 특정국가의 실명을 그런 독재국가의 묘사에 쓰겠는가란 데에 생각이 미치면서 제가 본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아보게되었습니다.

 

그 결과 원 애니에 등장한 가상의 독재국가는 "네프로스"고 그걸 제가 잘못 알아들었다는 걸 깨닫고 아!~ 싶더군요.

 

뭐 그것도 옛날 얘기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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